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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다/─ 길을 밝히다(독서)

【아비투스】 7장_ 언어자본

by 공자 (공영효) 2024. 5. 31.

어떻게 말하는가

[언어자본]

1. 언어 자산과 표현 형식, 그리고 이와 연결된 소통 및 사회적 역량
2. 교육 수준, 출신, 사회적 지위를 추론하게하는 언어적 특징

 

계급이 강한 영국에서는 언어 아비투스가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증명서였고 지금도 그렇다. 많은 곳에서 언어가 출신, 교육 수준, 지위를 드러낸다. 누구나 완벽하진 않지만 틀린 어순이나 맞춤법은 대화 상대자에 따라 위신을 땅에 떨어뜨릴 수 있다. 이런 일은 순식간에 발생하고 언어에 서툰 사람과 언어 전문가 사이에 격차가 생기며, 그것은 종종 사회적 격차가 된다. 상류층은 억양과 표현 방식의 미묘한 차이에서 누가 자신과 같은 수준이고 아닌지를 알아차린다.

 

내가 쓰는 언어가 내 지위를 드러낸다 

 
번스타인 가설  "중산층과 상류층은 두 가지 언어 코드, 즉 한정어(restricted code)와 정밀어(elaborated code)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반면 하류층은 주로 한정어만 사용한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두 가지 언어 모두에 장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 정밀어로는 가치중립적이고 균형 있게 표현할 수 있다. 정제된 표현 방식은 수사학적 우월성의 표시다. 그러나 추상적이고 가르치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 한정어는 간단하고 빠르게 핵심에 도달하기 위한 도구로 적합하다. 한정어는 '타고난 재치'의 언어이고 더 강렬하고 감성적으로 들릴 수 있으나, 천박함과 실수로 변질되기도 쉽다.
 
다른 사람을 존중함으로써, 그들과 같은 수준임을 드러내고 품격을 높인다.
 
1. 업무 얘기를 적게 : 특정 수준부터는 전문 지식의 통달이 가치를 잃는다. 사회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는 전문 역량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소속과 전체를 보는 안목이 훨씬 더 중시된다. 이런 안목은 스몰토크뿐 아니라 전체 사회의 발전을 논하는 대화에서도 당신을 가장 잘 돋보이게 한다.
 
2. 설명을 적게 : 비슷한 사람끼리 대화할 때, 당신은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인가? 더 높이 올라간 뒤에는 조금 물러나 있기를 권한다. 산소가 희박해지는 고지대에서는 대부분이 웬만한 내용을 알고 있으니 긴 설명은 지루하다. 남자가 여자에게 쓸데없이 세상을 가르치려 하는 이른바 '맨스플레인'도 여기에 속한다.
 
3. 폭로를 적게 : 엘리트는 사생활을 지킨다. 그들에게 새로운 접근은, 친숙한 사람들과의 편안한 교류를 해칠지 모르는 위험을 뜻한다. 그러므로 당신의 입이 아주 무겁다는 신호를 보내라. 남의 험담을 절대 하지 말고, 유명인과 잘 아는 것처럼 함부로 이름을 들먹이지 말며, 아주 사소해 보이는 정보라도 경솔하게 전달하지 마라.

 

말하지 말고 보여라

  
모든 영화의 세팅이 보여주듯이 우리는 성공을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을 보면 누구나 우리의 취향과 사회 계급을 쉽게 읽을 수 있다. 인정받으려는 과장된 노력은 헛되다. 소탈한 외형이 고급 아비투스에 속하기 때문이다. 지위 표시를 노골적으로 내보이는 사람은 스스로 수준을 떨어트린다. 심리학에서는 성공한 사람의 겸손한 자세를 '카운터 시크널링(countersignaling)'이라고 부르는데, 한 문장으로 기술하면  
 
"과시하지 않으므로써 과시한다."
 
바이마르 고전주의 4대 거장 중 한 명인 요한 고트프리트 헤르더의 정의 따르면 호의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서로의 삶을 편안하게" 해주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최정상 리그에서는 이런 사고방식이 당연한 일이다. 최상층은 자신을 우상화하지 않는다. 그들은 같은 계급 안에서 서로를 축하하고 의식적으로 교류한다. 저마다 자기 위치에서 특별한 존재다. 그들은 다른 사람을 빛나게 하고 인정을 아끼지 않는다. 메시지 뒤에 붙인 엄지 이모티콘, 감사 편지, 축하 편지, 존중, 초대, 찬사 등으로 명확히 인정을 표현한다.
 
호의를 베푸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고상함을 준다.
 
 

내용은 명료하게, 목소리는 정중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을 말하는 용기는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다.
 
※ 첫째 : 확신을 보여라. 문제를 지적할 때는 일대일로 만나 말하고, 목소리에서 여유가 느껴지게 발성하고, 이해를 표현하고, 정중한 호칭을 붙임으로써 상대방의 지위를 존중하라.
 
※ 둘째 : 전달하려는 내용을 명확히 말하라. 이때 써야 하는 표현 형식이 '나-전달법'이다. "나는 그것을 좋은 생각이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혹은  "나는 000이 걱정됩니다."
 
※ 셋째 : 권고하라. " 이 상황에서는 000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000 하기를 권합니다." "그것이 목표에 부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과 같은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000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혹은 "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잖아요." 이런 표현은 당신의 입장과 주장을 약화한다.
 
※ 가장 중요한 넷째 : 긍정적 결과를 제시하라. 당신의 제안이 어떤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는가? 상대방은 어떤 이익을 얻는가? 
 
사회적으로 지위가 아직 높지 못한 사람은 자신을 보잘것없게 만들곤 한다. 숙고되지 않은 내용이 쉬지 않고 쏟아져 나온다.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이런 모습에서 다른 사람들은 중요한 것을 놓칠까 두려워하고 무시당할까 걱정하는 피해 의식과 강박을 감지한다. 조급함은 어휘 선택에도 해가 된다. 충분히 숙고하지 않으니 적합한 어휘를 찾지 못한다. 이런 불안한 몸짓을 하룻밤 사이에 고칠 수는 없다. 그러나 침착하고 여유로운 언어 아비투스는 훈련할 수 있다. 허리를 펴고 똑바로 앉기, 천천히 말하기, 신중하게 발음하기. 방법만 터득하면 모든 대화에 명료함과 힘이 생긴다. 그것을 위한 공간만 계속해서 확보하면 된다.
 
 

나와 타인이 가치를 동시에 높여라

 
1. '정밀어'는 항상 명확히 구별되게 표현한다. 정밀어에서는 특히 네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명료하고 정확하게 발음한다. 둘째, 사적인 대화에서도 관련 내용을 명확히 밝힌다. 셋째, 미사여구를 쓰지 않는다. 넷째, 외래어 남용을 자제한다. 지나친 외래어는 존경심보다 거부감을 일으킨다.
 
2. 가도한 정확성에 주의하라. 언어 아비투스를 갑자기 완전히 바꾸면 어색해 보일 위험이 있다. 조금씩 단계적으로 표현을 다듬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감정적 흥분 상태일 때 주의해야 한다. 화가 나면 옛날 언어 습관이 쉽게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3. "초연함은 자신감의 우아한 표현 방식이다." 오늘날에도 삼가는 태고가 고상함을 만든다. 그르므로 시간을 넉넉히 갖고 대답하라. 의식적으로 어휘를 선별하라. 차분한 목소리로 평소보다 약간 천천히 말하라. 그러면 당신은 숙고할 시간을 벌뿐 아니라 더 자신감을 갖고 통제력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자신의 지위에 확신이 있는 사람은 다급하지 않고 억지로 장면을 연출할 필요도 없다.
 
4. 상대방의 가치를 인정하고 공감하고 감사를 표현하는 단어들을 찾아라. 사람들이 어떤 위치에서 무엇을 성취하고 조종하는지 의식하라. 당신의 가치관을 명확히 드러낸다. "당신은 대단한 재능을 가졌습니다." 적절한 때에 자연스럽게 칭찬하라. 최정상 리그에 있는 사람은 푼돈으로 갚지 않는다.
 
5. 최정상 리그에서는 서로를 공격하지 않는다. 신입이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이 이런 암묵적 규칙이다. 
 
6. 중상층의 실력자는 주로 성과, 효능, 전문 역량을 통해 자신을 정의한다. 그러나 최정상 리그에서는 다른 것이 우선순위에 있다. 구성력, 영향력, 비전 실현, 소통 없이는 이런 것들을 성취할 수 없다. 사람을 얻으려면 그들과 이야기해야 하고, 그들을 설득하고,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데려와야 한다. 그렇다. 그것은 시간이 걸린다. 전문 주제도 필여하다. 그리고 정치적 힘겨루기도 분명 동반한다. 무엇으로 소통하느냐는 당신의 목적지가 어디냐에 달렸다. 내용을 중시하는가? 사람들을 이끄는가? 진로를 전략적으로 결정하는가?
 
7. 자기 자신과 목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하되, 절대로 우쭐대지 마라. 자화자찬과 자랑은 특정 수준에 이르면 더는 유익하지 않다. 최고의 인물이 어째서 제 손으로 북을 울리는지 의아함만 남긴다. 자신의 성과를 다른 사람의 공덕인 것처럼 말하고 다른 사람을 칭찬할 때 오히려 자신감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