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의 미움에서 벗어나는 길 _ 자산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이 사십에 미움을 보인다면 그것은 이미 끝난 것이다."
<양화편> 26장
타인에게 미움받는 7가 유형
타인의 나쁜 점을 들춰내는 사람, 낮은 자리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비방하는 사람, 용감하지만 무례한 사람, 과감하지만 융통성이 없는 사람, 자기의 편견을 내세우며 지혜롭다고 여기는 사람, 불손한 짓을 가지고 용감하다고 여기는 사람, 혹독한 말로 남을 공격하면서 곧다고 여기는 사람을 미워한다고 했다.
2500년 전 아주 아득히 먼 옛사람 공자와 자공이 말했던 저 일곱 가지 중 단 한 가지라도 해당된다고 생각하면, 마흔이 지나기 전에 되돌아봐야 합니다. 누군가를 이유 없이 자주 헐뜯는다면, 누군가를 반복해 욕한다면, 기본적인 예의조차 차릴 줄 모른다면, 매사에 융통성이 없다면, 자기의 편견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이 늘 지혜롭다고 생각한다면, 겸손하지 못함을 용기로 생각한다면, 남의 감추고 싶은 비밀을 밝히는 걸 정직함으로 생각한다면 먼저 이것을 고치려 노력해야 합니다. 마흔이 다 지나기 전에 수습해야 합니다. 그래야 오십이 되고 육십이 되었을 때 어른다운 어른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조직에서도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에게 미움받지 않으려면
마흔에 챙겨야 할 진짜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타인에게 미움받는 것도 큰 문제지만, 스스로에게 미움받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어떤 게 스스로에게 미움받는 경우일까요? 나이 마흔이 넘도록 특별한 퍼스널브랜드나 강점 없이 자신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경우입니다. 한 달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자신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경우입니다.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했는데 갑자기 퇴직하라는 회사의 압박에 시달려야 하는 자신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경우입니다. 늘 '바쁘다'를 입에 달고 살지만 정작 인생의 중요한 것은 놓치고 마는 자신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경우입니다.
오십에 극복해야 할 제일의 위기 _ 건강
"색과 냄새가 좋지 않거나 익히지 않은 건 먹지 않았고, 때가 아니면 먹지 않았다"
<향당편> 8장
오십에 시작해야 하는 건강 관리
세계 보건기구는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의 균형이야말로 온전한 건강'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오십이 되면 건강의 적신호가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사회적 건강의 적신호가 가장 먼저 켜집니다. 오십이면 많은 이가 조식에서 물러나거나 밀려납니다. 정년퇴직까지 버틴다고 해도 육십 즈음엔 결국 물러납니다. 사회적 연결에서 멀어지니 정신적 건강에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간의 대우와 인정으로부터 소외되면서 스스로 격을 따지고 권위를 바라는 보수가 됩니다.
사회적 거리가 멀어지며 정신적 문제를 야기하고, 결국 육체적 건강까지 악화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기 쉽습니다. 평균 수명과 평균 건강 수치가 아무리 높다 해도, 거기에서 벗어나 있다면 공허한 숫자에 불과합니다.
오십이 극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가 하나 있다면, 바로 건강입니다. 당장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지금부터 꼭 챙겨야 할 과제가 바로 건강 문제입니다.
조직을 떠나는 요즘 50대를 다산 선생이 봤다면 아마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풍요롭게 인생 후반을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거나 시기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과 조건을 극복하면서 행복한 인생 후반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존경받아 마땅한 일인 것이다. 죽을병에 걸린 사람을 살려야 명의라 불리고, 위기에서 일어나 멋진 결과를 만들어 내야 훌륭한 사람이라 불릴 수 있는 것이다. 부모를 잘 만난 덕에 부를 이루고 가문의 이름을 떨치는 것은 평범한 사람이라도 누구나 가능한 일이다. 준비한 것 없이 밀려 퇴직한다 해도 지금부터라도 건강을 잘 유지하면서 더욱 잘 처신하여 본래보다 훌륭하게 된다면 기특하고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빅토르 위고는 "사십은 청년의 노년기이며 오십은 노년의 청년기다"라고 했으며,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큰일을 성취하고자 한다면 나이 들어도 청년이 되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효는 일상의 문제이자 마음의 문제 _ 부모
맹무백이 효에 관하여 여쭤보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모는 오직 자식이 병들지 않을까 그것만을 걱정한다."
<위정편> 6장
<명심보감>에도 이런 대목이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어린 자식의 똥오줌은 마음에 전혀 거리낌이 없으면서, 늙은 부모님의 눈물과 침이 떨어지면 도리어 미워하고 싫어하는 마음을 갖는데, 육 척 그대의 몸은 어디에서 왔는가.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로 그대의 몸이 만들어진 것인즉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어 가는 부모님을 공경하고 대접하라. 젊었을 때 그댈 위해 살과 뼈가 닳았느리라.
서두르지 말고 작은 이익을 돌보지 마라 _ 방향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빨리 가려고만 하지 말고, 작은 이익을 보려고 하지 마라.
빨리하려고 하면 달성하지 못하고, 작은 이익을 보다 보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
<자로편> 17장
방향을 무시하고 달린 결과
쉼 없이 달리면 먼저 도착할 줄 알았습니다. 조금만 더 여유가 생기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확신 속에 달리기를 멈출 수 없었습니다. 먼저 도착하면 더 많이 쉴 수 있고, 더 즐거운 삶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오느 날 오십이 되었습니다. 오십이 되어 돌아보니 인생은 쉼 없이 달린다고 먼저 도착하는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먼저 도착한다고 해서 더 많이 쉴 수 있고 더 많이 즐거운 것도 아니었습니다.
앞만 보고 달렸지만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원하는 쪽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뛰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지만, 되돌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방향이 중요한 게 아니라 빨리 달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남들처럼 달렸으나 뚜렷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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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살게 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인생의 마지막 날만 기다리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어느 노교수의 회고처럼 큰 후회가 될지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존경과 박수를 받으며 60대 초반에 자랑스럽게 은퇴했지만, 90세가 되었을 때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 30년의 삶이 한없이 부끄럽고 후회스럽기 때문입니다. 육십 이후의 인생을 마치 덤으로 살았던 희망 없는 시간이 30년이나 지속되었기 때문입니다. 퇴직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정말 이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모두가 똑같은 곳에 도달할 순 없다 _ 경력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함께 배울 수는 있지만 모두 도를 행하는 데로 나아갈 수는 없으며,
함께 도로 나아갈 수는 있어도 모두 설 수는 없으며,
함께 설 수는 있어도 모두 권도를 행할 수는 없다."
빨리하려고 하면 달성하지 못하고, 작은 이익을 보다 보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
<자한편> 29장
행복한 인생을 만드는 기술
공부하는 단계, 시작하는 단계, 두각을 나타내는 단계, 최고가 되는 단계를 공자가 말했습니다. 학교라는 교육시스템 속에서 함께 배웠다고 해도, 졸업 후 모두 같은 길을 가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혹여 같은 길을 간다고 해도 모두 두각을 나타낼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혹여 여러 명이 두각을 나타 낸다고 해도 모두 최고의 권위자가 될 수 없는 것 역시 현실입니다.
모든 분야가 비슷합니다. 정치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모두 정치의 길을 가는 건 아니며, 정치를 한다고 해서 모두 훌륭한 정치인으로 서진 못합니다. 훌륭한 정치인이 된다고 해서 모두 대권을 잡지 못하듯 말입니다.
세상에 그 누구의 인생도 헛되지 않았듯, 그 어떤 경력도 무가치하지 않습니다. 졸업 후 전공과 다른 일이 시작하는게 잘못은 아닙니다. 조직에서 열심히 일하다 이직과 전직을 하는 게 잘못은 아닙니다. 과장인 부장 승진에서 탈락한 게 인생의 실패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임원이 되지 못하고 전문가가 되지 못했다고 삶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원하는 길로 들어서 원하는 걸 얻고 원하는 힘을 얻어 사는 것도 좋은 인생이지만, 원하는 길이 아니었지만 새로운 길을 찾고 또 원하는 걸 얻지 못했지만 가치 있는 걸 만들면서 힘을 얻진 못했지만 행복과 지혜를 얻었다면 가치 있고 아름다운 삶입니다.
세상의 삶이 모두 다르지만 우열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어차피 똑 같은 삶을 살 수는 없습니다. 공자 시대도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위치에 몰려도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가치를 만들고자 노력하느냐가 의미 있고 아름다운 인생을 만드는 기술입니다.
꽃을 피웠으면 열매를 맺어 보자 _ 결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싹은 트였으나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꽃을 피웠으나 열매 맺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자한편> 21장
꽃은 흔들리며 핀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고 노래한 시인이 있습니다.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데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은 없다고 했습니다.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따뜻하게 꽃잎을 피웠듯 젖지 않고 가는 삶은 없다고 했습니다.
인생의 꽃을 피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싹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트이지만,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비에 젖고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많은 것을 이겨 내야 하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나온 건 우리 자신의 의지가 아닙니다. 인연과 연결하여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분명한 건 자신의 의지는 아닙니다. 그래서 그것을 하늘의 영역으로 돌려 인명은 재천이라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다고 옛사람은 말했는지도 모릅니다.
새롭게 태어나는 모든 것은 다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의 시작에는 셀 수 없는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나로부터 바로 서고 사람들이 따르게 하라 _ 행동
자공이 군자에 관하여 여줘 보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먼저 자신의 말을 스스로 실행하고 그 다음에 타인으로 하여금 자기를 따르게 하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문제로 보면 문제가 아닌게 없는 게 우리의 삶입니다. 하루하루 문제없는 날이 없는 게 인생입니다. 50대만 해당되는 것도 아닙니다. 10대부터 90대까지 문제없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의 삶은 단 한순간도 실체가 아닌 게 없습니다. 말로만 되는 삶은 단 한순간도 없습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삶이 쉽지 않습니다. 쉽지 않는 삶을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만드는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에 있습니다. 백 마디 말보다 한 가지 실천이 성과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오십은 인생의 하프타입니다. 살아온 만큼 더 살아갈 수도 있는 인생의 반환점에 서 있습니다. 인생 전반전의 실수를 거울삼아 인생 후반전을 계획해야 합니다. 인생의 전반이야 처음 살아 보는 경험이라 마음대로 하는 것도 어려웠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생 후반은 조금 다릅니다. 50년이라는 경험의 노하우가 쌓였기 때문입니다.
오십은 행동해야 할 시간
지난 50년의 삶을 성찰해 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뭔지, 실제로 그렇게 행동했는지, 삶의 원칙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는지,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동경은 있었지만 정말 열정을 가지고 몰입했던 때가 얼마나 되었는지, 지식 기반의 사회를 살아가며 학교 학습이 끝난 다음에도 어떤 평생 학습을 하면서 지식과 지혜를 쌓았는지, 욕심과 품위의 갈등 속에서 어떤 교양을 유지하며 살아왔는지 성찰해 보는 시간이 하프타임에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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