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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다/─ 길을 밝히다(독서)

【사마천의 화식열전】① 우승택

by 공자 (공영효) 2023. 1. 5.

 

노자가 말했다.

다스림이 최고의 극치에 달하면

가까운 나라끼리 서로 보이고. 

닭 우는 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서로 들릴 정도로 가까워도

백성들이 각기 자기네들 음식을 달게 먹고 

자기네들 복장을 아름답다고 여기고

자기네 풍속이 편안하다고 여기서

자기네 생업을 즐기면서

늙어서 죽을 때까지라도 서로 왕래를 하지 않는다.

 

... 주역(周易)이나 음양오행설이 개인들의 길흉과 흥망을 점치는 도구로 전략하면서 무엇이든지 5가지 카테고리로 묶어버리는 문제가 생기기 이전에는 사마천이 말하는 수 ㅡ 화 ㅡ 목 ㅡ 금 ㅡ 토의 순서로 무슨 일을 하든지 세상사의 순서입니다. 사실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물, 불, 나무, 금속, 그리고 흙의 변형입니다. 만약 하나 빠진 것이 있다면 그것이 공기입니다. 그 공기는 우주에서 생기며 하늘의 이치를 담고 있습니다. 저는 이 공기가 바람이면, 인간의 욕망 혹은 '쏠림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나 사업에서의 추세, 소위 트렌드가 바람이고 공기입니다. 뒤에 나오는 범려나 계연은 이 하늘의 이치와 땅의 이치마저 터득하고 그래서 자연의 이치를 완벽히 터득하여 인간 세상에 적용한 사람들입니다. 하늘의 이치는 천문(天文)이라 하여 학문으로 공부하면 되는 것이고, 땅의 이치는 지리(地理)라 하여 경험과 세월의 힘으로 인간들이 배우고 듣고 물어서 알 수 있습니다. 현대 금융시장이건, 사업이건, 장사건, 다 같다고 생각합니다.

 

앙드레 코스탈라니는 우리들보고 뒤에 나오는 교자유여파(巧者有餘派)처럼 살라고 합니다. 졸자부족파(拙者不足派) 사람들과 달리 행동하는 것을 권합니다. 사마천은 부자와 가난한 자로 세상을 나눈 것이 아닙니다.

그는 세상의 이치도 알고 돈도 많은 사람을 '부자(副者)'라고 하고, 쌓아둔 돈을 그다지 많지 않으나 세상의 이치를 알아서 돈을 쓰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을 '교자(巧者)'라 했고, 남들이 보기에는 돈이 있을지라도 세상의 이치를 몰라서 항상 부족해하는 사람들을 '빈자(貧者)'라 했고, 세상의 이치를 모르고 돈도 없는 사람을 '졸자(拙者)'라고 했습니다.

비록 저와 여러분은 아직은 마음과 주머니.지갑 상태가 졸자 수준이지만 앞으로 여러분께서 돈을 운용하실 때는 교자처럼 하시기 바랍니다. 설사 여러분들이 안 하시더라도 <화식열전> 공부는 철저히 하시어 자녀들에게 혹은 손자들에게 이 노하우를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녀와 손자 대에 가서 사마천이 말하고, 노자가 말하는 것처럼 근본적으로 타고난 무식한 욕망이 망아지처럼 날뛰어 그들의 인생을 힘들게 만들어 버릴지도 모릅니다.

 

 

앙드레 코스탈라니의 달걀이론

......... 드디어 A2국면에서 A3국면으로 진입했습니다. 95%들이 몰려드는 시기입니다. 이 졸자부족파인 95%들이 드디어 자신들에게도 행운의 서광이 비치기 시작한다고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승전고가 울려 퍼집니다. 그래서 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이 국면에서 발생합니다.  사마천의 말처럼 " 不召而自來(불소이자래) : 그래서 사람들은 오라고 부르지 않아도 자기 발로 오고, 不求而民出之(불구이민출지) : 일부러 시키지 않아도 자기들이 물건을 내는 것이다."라며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시기입니다. 교자파 투자자들은 여기서 정신을 바짝 차리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고, 기자를 만나거나 어디에 가든지 정부 정책을 칭찬하고, 세계 경제를 칭찬하고, 자본주의의 예찬론이 됩니다. 보통 그들은 사회적 지위와 재산과 연륜을 가지고 있으면서 평소에는 말이 별로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분들이 밥 사고, 술 사고 하면서 세상 이야기를 하는데 앞으로는 좋다고 이야기를 하면, 듣는 사람들은 저 정도 되시는 분이 저런 소리를 하면 무엇이 있나 보다 하면서 신문을 보고, 방송을 보고, 책을 사 보고 하면서 경제공부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자기들도 그 점잖고 돈 많은 사람이 이야기한 것을 확인하며,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도 자연스레 경제 이야기, 주식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다시 사마천의 "그 일을 즐기게 되는 것이고, 마치 물이 아래로 흐르듯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쉬지도 않고 일하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모든 사람들이 보수적 투자자에서 공격적 투자라로 변모하는 것이다.

그나마 강세형 투자자는 자기가 사면서 그러기라도 하지만, 선천적으로 약세형 투자자는 자기는 다음에 내리면 사야지 하면서도 남들한테는 좋다고 하면서 강세장 이론을 말하고 다닙니다.

이 국면에서는 거래량이 늘어납니다. 안 들어와야 할 사람들, 특히 다음에 내가 시장에 발 들여 놓으면 손가락에 장을 지진다, 혹은 내가 투자를 하면 성을 간다며 시장을 떠났던 졸자파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회에서 대학에서 가진 것이라고는 용기와 패기밖에 없는 젊은 사람들이 '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며 돈 내고 고생하겠다고 마구마구 들어옵니다. 사실 최근 들어 취직도 잘 되는 편이고, 월급도 올랐고, 주변에 얼굴 펴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서 온통 핑크빛이니까요. 그러나 교자유여파인 1%, 5%, 그리고 먹물파인 20%들이 B3부터 A1까지 사 모았던 많은 양을 갑자기 팔 수 없는 것도 세상의 이치입니다. 그래서 이 국면에서 무사히 팔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주식의 수보다 바보의 수가 많아야 하기에, 바보들의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물건을 조금씩, 조금씩 내어 놓습니다.

그러면서 앙드레 코스탈라니의 Alternating inerplay(서로간의 상호거래)가 진행되는 것입니다. 그 국면은 X를 지나 B1까지 진행됩니다. 바닥에서 약세형 투자자들이 '저 주식은 다시 내릴 거야'하면서 사지 못했던 것처럼, 이곳 X에서 B1국면에서는 강세형 투자자들이 시장을 다시 X점을 지나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힘을 축적하는 과정이라며 오른 다음에 팔려고 하다가 팔지를 못합니다.  아직은 농담할 여유가 있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들던 농담은 "아유 나는 왜 그렇지? 나는 주식을 사면 꼭 자식 같단 말이야. 당체 팔지를 못하겠어." 라며 20% 정도의 하락을 즐겁게 옷곤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시장은 다시 B1국면을 지나 B2국면으로 진입합니다. 이미 교자파인 5%들은 다 팔았고, 먹물파인 20%들이 낌새를 채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저기서 회의적인 소리가 들리고 눈치 빠른 사람들이 팔기 시작합니니다. 이미 세상의 이치를 아는 투자자들은 다 팔고 난 후이므로 20%의 지식인 계층과 80%의 졸자파인 겁쟁이 부들부들 떠는 손들만 남았습니다. 투자회사 직원들과 투자형 상품을 팔았던 보험회사 은행, 증권회사 직원들은 회사에서 웬 회의가 그렇게나 많은지 혹은 인사이동이 났는지 잘 연락이 안됩니다. 영업당자들은 시장에 정신적으로 시달리는 것보다 육체적으로 시달리는 것이 더 좋아서 노동과도 같은 회의와 단합대회에 작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시장이 제발 다시 올라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절이나 교회에 가기도 합니다. 이것이 졸자부족파인 80%들과 95%들의 일반적인 사람입니다. 저도 증권회사에 취직하고 나서도 20년 이상을 그렇게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