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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다/─ 길을 밝히다(독서)

【미움받을 용기 】세 번째 밤 :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by 공자 (공영효) 2022. 5. 1.

"행복해지려면 '미움받을 용기'도 있어야 하네.

그런 용기가 생겼을 때, 자네의 인간관계는 한순간에 달라질 걸세.""

 


'그 사람'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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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타인에게 인정을 받으면 확실히 기분이 좋아지지. 하지만 인정받는 일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 하느냐면, 그렇지 않네. 그러면 대체 왜 인정받고 싶은걸까? 더 단적으로 말해, 왜 타인에게 칭찬 받기를 원하는 걸까?

[청년: 간단해요. 우리가 타인에게 인정받음으로써 '나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거든요. 타인의 인정을 통해 열등감을 없앨 수 있어요. 자신감이 생기죠. 그래요, 이는 그야말로 '가치'의 문제예요. 선생님도 지난번에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열등감은 가치판단의 문제라고. 저는 부모님께 인정받지 못한 열등감으로 뭉쳐 살아왔다고요!

[철학자]: 그러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을 예로 들어보지. 가령 자네가 직장에서 쓰레기를 치웠다고 하세. 하지만 동료들은 전혀 알아채지 못해. 혹은 알고 있지만 누구도 고마워하지 않고 인사 한마디 건네는 사람이 없어. 그러면 자네는 그 후에도 계속 쓰레기를 치우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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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인정받지 못하면 괴롭다, 타인으로부터 부모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면 자신감을 잃는다. 그러한 삶이 과연 건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신이 보고 있으므로 선행을 쌓는다"라는 생각. 그러나 그것은 "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악행이 허용된다"라는 허무주의와 등을 맞대고 있는 사상이라네. 우리는 설령 신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신에게 인정받지 못한다고 해도 주어진 삶을 살아야하네. 오히려 신이 없는 허무주의 세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을 부정할 필요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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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인정 받기를 바란 나머지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는 타인의 기대를 따라 살게 되지. 즉 진정한 자신을 버리고 타인의 인생을 살게 되는 거라네. 기억하게. 자네가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다면, 타인 역시 '자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라는 걸세. 상대가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더라도 화를 내서는 안 돼.. 그것이 당연하지.

 


'과제를 분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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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공부하는 것은 아이의 과제일세. 거기에 대고 부모가 "공부해"라고 명령하는 것은 타인의 과제에, 비유하자면 흙투성이 발을 들이미는 행위일세. 그러면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되지. 우리는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라는 관점에서 자신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할 필요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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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아뇨 아뇨, 절대 그렇지 않아요! 그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인생의 선배이자 보호자이기도 한 부모에게는 아이에게 "공부해"라고 타이를 책임이 있어요. 이것은 아이를 위한 것이지 과제를 침범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공부하는 것'은 아이의 과제일지 모르지만, '아이를 공부시키는 것'은 부모의 과제예요.

[철학자세상 부모들은 흔히 "너를 위해서야"라고 말하지. 하지만 부모님들은 명백히 자신의 목적ㅡ세상의 이목이나 체면일지도 모르고, 지배욕일지도 모르지ㅡ을 만족시키기 위해 행동한다네. 즉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이고, 그 기만을 알아차렸기에 아이가 반발하는 걸세.

[청년그러면 아이가 전혀 공부를 하지 않아도 그것은 아이의 과제니까 방치하라는 겁니까?

[철학자: 여기에는 주의할 필요하네. 아들러 심리학은 방임주의를 권하는 게 아닐세. 방임이란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알려고 하지 않는 태도라네. 그게 아니라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지켜보는 것. 공부에 관해 말하자면, 그것이 본인의 과제라는 것을 알리고, 만약 본인이 공부하고 싶을때는 언제든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사를 전하는 걸세. 단 아이의 과제에는 함부로 침범하지 말아야 하네. 부탁하지 않았는데 이래라저래라 잔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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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자신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네.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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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아이와의 관계를 고민하는 부모는 대개 '아이의 인생은 곧 내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요컨대 아이의 과제까지도 자신의 과제라고 생각하고 떠 안는 걸세. 그렇게 늘 아이만 생각하다가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인생에서 '나'는 사라지고 없지. 하지만 어느 정도 아이의 과제를 떠 맡았다고 한들 아이는 독립적인 개인일세. 부모가 바라는 대로 되지 않아. 진학할 학교나 직장, 결혼 상대, 일상의 사소한 언행마저도 부모의 희망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네. 하지만 아까도 말했지 않나. "타인은 자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령 내 자식이라도 부모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란 말일세.

[청년가족끼리도 선을 그으란 말씀입니까?

[철학자: 오히려 거리가 가까운 가족이야말로 더 의식적으로 과제를 분리할 필요가 있네.

[청년: 말도 안 돼요! 선생님. 선생님은 한쪽에서는 사랑을 말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사랑을 부정하고 있어요! 그렇게 타인과 선을 그어버리면 누구도 믿을 수가 없게 된다고요!

[철학자: 믿는다는 행위 또한 과제의 분리일세. 알겠나? 상대방을 믿는 것, 이것은 자네의 과제일세. 하지만 자네의 기대와 신뢰를 받은 상대가 어떻게 행동하느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의 과제인 걸세. 그 선을 긋지 않은채 자신의 희망만 밀어붙이면 그건 스토커나 다름없지. 그것이야말로 하지 말아야 할 '개입'이라네. 비록 상대방이 내 희망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계속 믿을 수 있을까, 사랑할 수 있을까. 아들러가 말하는 '사랑의 과제'에는 그런 질문까지 포함되어 있다네.

 


인간관계의 고민을 단숨에 해결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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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인간은 모두 인간관계로 고민하고 괴로워하네. 이를테면 부모님과 형과의 관계일 수도 있고, 직장 동료와의 과계일 수도 있지. 그리고 자네가 지난번에 말했지? 더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내 제안은 이렇네. 먼저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를 생각하게. 그리고 과제를 분리하게. 어디까지가 내 과제이고, 어디서부터가 타인의 과제인가. 냉정하게 선을 긋는 걸세. 그리고 누구도 내 과제를 개입시키지 말고, 나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는다. 이것이야 말로 구체적이고도 대인관계의 고민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아들러 심리학만의 획기적인 점이라고 할 수 있지. 

 

 


안정욕구는 부자유를 강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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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타인에게 인정받는 삶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인정 받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삶을 택할 것인가. 중요한 문제이니 함께 생각해 보세.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살피면서 사는 인생, 다른 사람의 소망을 이룰 수 있게 거들면서 사는 인생. 자네 말대로 이정표가 될지도 몰라. 하지만 너무 부자유스러운 삶 아닌가? 그러면 왜 그런 부자유스러운 삶을 택하는 것일까? 자네는 자꾸 인정욕구라고 하는데, 정확하게는 누구에게도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걸세.

[청년: 미움을 사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철학자: 맞아. 자네 말대로 미움을 사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세나. 누구에게도 미움을 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하나 밖에 없네. 언제나 다른 사람의 안색을 살피면서 모든 사람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것. 만약 주변에 열명의 사람이 있다면 열 명 전원에게 충성을 다하는 거지. 그러면 당장은 누구에게라도 미움을 받지는 않을 걸세. 그런데 여기에는 큰 모순이 기다리고 있어.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일념에서 열 명 전원에게 충성을 맹세하면, 마치 포퓰리즘(populism)에 빠진 정치가 처럼 하지도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약속하거나, 책임 지지도 못할 일까지 떠맡게 될 소지가 있네. 물론 거짓말은 머지 않아 발각될 테고, 그리고 신용을 잃고 인생은 더욱 고달파지겠지. 물론 계속되는 거짓말로 인해 받게 되는 스트레스도 상상을 초월하네. 자네는 이걸 이해해야 돼.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살면, 그리고 내 인생을 타인에게 맡기면, 자신에게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계속 거짓말을 하게 되는 삶을 산다는 된다는 걸. 

[청년: 그러면 자기 중심적으로, 하고 싶은 대로 살라는 말씀입니까?

[철학자: 과제를 분리하는 것은 자기중심적인 것이 아니야.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는 것이야말로 자기중심적인 발상이지. 부모가 자식에게 공부를 강요하고 진로와 배우자감까지 간섭한다. 이게 자기중심적인게 아니면 뭔가?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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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몇번이고 말했지만, 아들러의 심리학에서는 "모든 고민은 인간에게서 비롯된 고민이다"라고 주장하지. 즉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해방되기를 바라고, 인간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갈망하네. 하지만 우주에서 혼자 사는 것은 절대 불가능해. 생각이 여기에 이르렀다면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결론은 나온것이나 마찬가지네.

[청년: 뭔데요?

[철학자: 단적으로 말해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것"일세.

             자네가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것. 그것은 자네가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증거이자 스스로의 방침에 따라 살고 있다는 징표일세

[철학자: 자네 말대로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 괴로운일이야. 가능하면 누구에게도 미움을 사지 않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며 살면 좋겠지.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지 않는다건 부자유스러운 동시에 불가능한 일일세. 자유를 행사하려면 대가가 뒤따르네. 자유를 얻으려면 타인에게 미움을 살 수밖에 없어.

[철학자: 자네는 아마 '조직에서 해방'을 자유라고 생각했겠지. 가정이나 학교, 회사, 또는 국가에서 뛰쳐나오는 것 말이야. 하지만 실제로 조직을 뛰쳐나와도 진정한 자유는 얻을 수 없네.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든 마음에 두지 않고, 남이 나를 싫어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없어. 자유롭게 살 수 없지.

[청년: ...... 선생님은 저더러 "남에게 미움을 받아라" 하시는 겁니까?

[철학자: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