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가 불행한 것은 과거의 환경 탓이 아니네.
그렇다고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자네에게는 그저 '용기'가 부족한 것뿐이야."
인간이 변할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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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자네가 말한 대로 '과거'의 사건이 인간의 '현재'를 규정한다면, 좀 이상하지 않나? 생각해 보게. 부모에게 학대를 받고 자란 사람은 모두 자네의 친구와 같은 결과, 즉 집 안에 틀어박혀 지내야 앞뒤가 맞지 않겠나? 과거가 현재를 규정한다, 원인이 결과를 지배한다는 것은 그런 거라네.
[철학자] : 다시 말해 그 친구에게는 '바깥에 나갈 수 없다'라는 목적이 먼저고, 그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불안과 공포 같은 감정을 지어내는 거지.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목적론(目的論)'이라고 한다네.
트라우마는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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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는 성공의 원인도 실패의 원인도 아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받은 충격_즉 트라우마_으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경험 안에서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청년] :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니, 그게 무슨 뜻인가요?
[철학자] : 말 그대로일세.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한다는 말이지. 가령 엄청난 재해를 당했다거나 어린 시절에 학대를 받았다면, 그런 일이 인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수 없네. 분명히 영향이 남을 테지.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일이 무언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야. 우리는 과거의 경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삶을 결정한다네. 인생이란 누군가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걸세. 어떻게 사는가도 자기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고.
인간은 분노를 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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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 그러면 반대로 어제 자네가 우연히 흉기를 소지했는데 화가 나서 상대를 찔렀다고 해보지. 그런 경우에도 "나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것은 불가항력이었다"라고 변명할 수 있을까?
[청년] : 그, 그건 너무 극단적이잖아요!
[철학자]: 극단적이지 않네. 자네 논리대로라면 화가 나서 저지른 범행은 전부 '화' 때문이지. 당사자의 책임이 아닐세. 어찌되었든 인간은 감정에 저항할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
[청년] : 그렇다면 선생님은 어제 제가 한 행동을 어떻게 설명하실 셈이죠?
[철학자] : 간단해. 자네는 '화가 나서 큰소리를 낸 것'이 아닐세. 그저 '큰소리를 내기 위해 화를 낸 것'이지. 다시 말해 큰소리를 내겠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분노라는 감정을 지어낸 걸세.
[청년] : 뭐라고요?
[철학자] : 자네에게는 큰소리를 내고자 하는 목적이 먼저였네. 즉 소리를 질러서 실수를 저지른 웨이터를 굴복시키고, 자신이 하는 말을 듣게 하고 싶었던 거지. 그 수단으로 분노라는 감정을 꾸며낸 거야.
[청년] : 꾸며냈다고요? 농담하지 마세요!
[철학자] : 그러면 왜 소리를 질렀나?
[청년] : 그야 화가 났기 때문이죠.
[철학자] : 아니지. 일부러 큰소리를 내지 않고도 말로 설명하면 웨이터는 정중하게 사과했을 테고, 깨끗한 수건으로 닦아주는 등 조치를 취했을 것이네. 아니면 세탁소에 옷을 맡겼을지도 모르지. 게다가 자네는 그가 그렇게 하리란 것을 마음속으로 예상하고 기다리고 있었어. 하지만 자네는 큰소리로 화를 냈지. 말로 차근차근 설명하는 것이 귀찮아서 저항하지도 않는 상대를 더 값싼 수단으로 굴복시키려고 한 것일세. 그 도구로 분노라는 감정을 동원한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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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 그래, 분노는 한순간의 검정이지. 이런 이야기가 있네. 어느 날, 엄마와 딸이 큰소리로 말다툼을 벌였네. 그런데 갑지가 전화벨이 울렸지. "여보세요?" 엄마는 당황해서 수화기를 들었는데 목소리에는 여전히 분노의 감정이 남아 있었지.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아닌 딸의 담임선생이었네. 그걸 안 순간 엄마의 목소리는 정중한 톤으로 바뀌었지. 그리고 그대로 격식을 차린 채 5분가량 담소를 나누고 수화기를 내려 놓았네. 동시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딸에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어.
[청년] : 음. 흔한 이야기로군요.
[철학자] : 모르겠나? 요컨데 분노란 언제든 넣었다 빼서 쓸 수 있는 '도구'라네. 전화가 오면 순식간에 집어넣었다가 전화를 끊으면 다시 꺼낼 수 있는. 엄마는 화를 참지 못해서 소리를 지른 것이 아니야. 그저 큰소리로 딸을 위압하기 위해, 그렇게 해서 자기의 주장을 밀어 붙이기 위해 분노라는 감정을 이용한 걸세.
과거에 지배받지 않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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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 가령 어린 시절에 부모가 이혼한 사람이 있다고 하세. 이는 사계절 내내 18도를 유지하는 우물물과 같이 객관적인 사실이지? 하지만 그것을 차갑게 느끼느냐 뜨겁게 느끼느냐는 '지금'의, 그리고 주관적인 사실이라네. 과거의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상태가 정해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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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 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갈 수 없네. 시계 침을 되돌릴 수 없어. 만약 자네가 원인론의 노예가 되어버리면 과거에 얽매인 채 앞으로도 영원히 행복해질 수 없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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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 괴로운 데서 끝나지 않네. 과거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과거를 바꿀 수 없다고 한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떠한 유효 수단도 써보지 못한 채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네. 그 결과 어떻게 될까? 나를 둘러싼 세계에 절망하고 인생을 포기하며 살다가 결국엔 허무주의자나 염세주의에 빠지게 되겠지. 트라우마 이론으로 대표되는 프로이트의 원인론은 형태만 다른 결정론이자 허무주의의 입구일세. 자네는 거런 가치관을 인정할 셈인가?
인간은 끊임없이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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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 자네는 자네의 생활양식을 스스로 선택한 걸세.
[청년] : 요컨데, 제가 '불행한 상태'뿐이 아니라 이런 꼬인 성격까지도 직접 선택했다고요?
[철학자] : 물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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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 ..... 자네는 바꾸지 못하는 게 아니야. 인간은 언제든, 어떤 환경에 있든 변할 수 있어. 자네가 변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네.
[철학자] : 생활양식을 바꾸려고 할 때, 우리는 큰 '용기'가 이어야 하네. 변함으로써 생기는 '불안'을 선택할 것이냐, 변하지 않아서 따르는 '불만'을 선택할 것이냐. 분명 자네는 후자를 택할 테지.
[청년] : ..... 방금 또 '용기'라고 하셨습니다.
[철학자] : 그래. 아들러 심리학은 용기의 심리학일세. 자네가 불행한 것은 과거의 환경 탓이 아니네. 그렇다고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자네에게는 그저 '용기'가 부족한 것뿐이야. 말하자면 '행복해질 용기'가 부족한 거지.
나의 인생은 '지금, 여기'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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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 내가 변하지 않는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 '변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새로운 생활양식을 선택할 용기가 부족하다, 즉 '행복해질 용기'가 부족하다, 그래서 나는 불행한 것이다. 말한 것 중 제가 잘못 이해한 것이 있습니까?
[철학자] : 없네
[청년] : 그렇다면 문제는 '어떻게 하면 생활양식을 바꿀 수 있는가'라는 구체적인 방안이 되겠군요. 이 부분은 아직 설명하지 않으셨습니다.
[철학자] : 맞아. 그렇지. 자네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뭘까? 바로 지금의 생활양식을 버리겠다고 결심한는 걸세. 이를테면 방금 전 자네는 "만약 Y처럼 될 수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네. 그런 식으로 "만약 ~였더라면"이라고 하는 가능성 속에세 사는 동안에는 절대 변할 수 없어. 왜냐하면 자네는 변하지 않을 핑계로 " 만약 Y처럼 될 수 없다면"이라고 말한 거니까.
[청년] : 변하지 않을 핑계라고요?
[철학자] : 내가 아는 젊은 친구 중에 소설가를 꿈구면서도 도무지 글을 한 줄도 쓰지 못하는 이가 있네. 그의 말에 따르면, 일하느라 바빠서 소설 쓸 시간이 없고 그러다 보니 원고를 완성하지 못해서 문학상에 응모할 여력도 없다는 거야. 과연 그럴까? 사실은 응모하지 않음으로써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남겨두고 싶은 거라네. 남의 평가를 받고 싶지도 않고, 더욱이 졸작을 써서 냈다가 낙선하게되는 현실에 마주치고 싶지 않은 거지. 시간만 있다면 할 수 있다, 환경만 허락된다면 쓸 수 있다, 나는 그런 재능이 있다는 가능성 속에서 살고 싶은 걸세. 아마 그는 앞으로도 5년, 10년이 지나면 "이제는 젊지 않으니까" 혹은 "가정이 있어서"라는 다른 핑계를 대기 시작하겠지.
[청년] :...... 저는 그 친구분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해요.
[철학자] : 문학상에 응모했다가 떨어지면 좀 어떤가? 그걸 계기로 더 성장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길을 찾으면 되지. 어쨌거나 시도를 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네. 지금의 생활양식을 바꾼다는 것은 그런 거야. 시도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어.
[철학자] : ..... 오히려 아들러의 목적론은 "지금까지의 인생에 무슨 일이 있었든지 앞으로의 인생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라고 말해주는 거지.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지금, 여기'를 사는 자네로 말일세.
[청년] : 내 인생은 지금, 여기에서 결정된다?
[철학자] : 그래. 과거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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