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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다/─ 길을 밝히다(독서)

[chapter. 3]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by 공자 (공영효) 2021. 10. 2.

쉬운 삶 어려운 삶

팀원들이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탁월한 팀을 맡고 있는 리더가 있다고 해 보자. 팀원들은 하나같이 똑똑하고 창의적이고 단결력까지 강하다. 그런데 또 다른 팀에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적도 형편없는 직원이 있다. 리더는 그 문제의 직원이 탁월한 팀에서 일하다 보면 다른 팀원들의 영향을 받아 나아지리라 생각하고 그 직원을 탁월한 팀으로 이동시킨다.  어떤 결과가 빚어질까? 이런 문제를 연구한 심리학 논문이 많은데, 결론은 분명하다. 문제의 직원이 자기 잘못을 깨닫고 훌륭한 직원으로 거듭났을까? 그런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팀 전체의 수준이 떨어진다. 새로 들어온 팀원은 냉소적이고 오만하며 신경증적인 성향을 버리지 못한다. 습관적으로 불평을 늘어놓고 책임을 떠넘기며 그나마 맡은 일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중요한 회의에도 제대로 참석하지 않고, 회의 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의 잦은 실수로 일의 진행이 늦어지고, 다른 팀원이 그의 업무까지 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그 직원은 다른 팀원들과 똑같은 월급을 받는다. 그러면 열심히 일하는 팀원들에게 불만이 쌓이기 시작한다. '왜 내가 이 프로젝트 때문에 고생해야 해? 새로 들어온 팀원은 아무것도 안 하는데'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교사가 문제 아동을 비교적 착한 소년들 모임에 억지로 끼워 넣으면 모임이 안전성이 크게 떨어지고 비행 발생 비율이 올라간다. 언제나 추락은 상상보다 훨씬 빠르고 쉽다. 

 

지금 혹시 누군가를 구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당신이 충분히 강하고 너그러우며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옳은 일을 하겠다고 나섰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행동이 당신의 동정심과 선의를 과시하고 주변 사람들 관심을 받으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니면 당신의 강직한 성품이 단순히 운 좋게 타고난 것이 아님을 확신하고 싶어서 하는 행동일 수도 있다. 또 완전히 망가진 사람 곁에 있으면 도덕적으로 더 돋보일 수 있기에 하는 행동일 수도 있다. 

 

누군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거부한다면, 그 이유는 그 길이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려운 것을 하기 싫어한다. 가 보지 않은 길이기에 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막상 해 보면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해보자. 실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실패하는 방법은 배울 필요가 없다. 어떻게 해야 실패하는지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두려움과 증오, 중독, 쾌락, 배신, 기만도 마찬가지다. 마음대로 행동하는 데 공부가 필요할까? 범죄와 악행을 저지르는 데 수행이 필요할까? 나쁜 짓은 쉽다. 실패도 쉽다. 삶의 무게를 외면하는 것은 더 쉽다.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 것도 쉽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고, 미래를 포기하고, 당장의 싸구려 쾌락에 빠지는 것도 쉬운 선택이다.

 

성공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바르게 산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실패는 쉽다. 나쁜 습관들을 기르면 된다. 그리고 허송세월하며 복권 당첨을 기다리면 된다. 온갖 나쁜 습관으로 무장하고 시간을 죽이는 사람들의 운명은 뻔하다. 머지않아 실패의 쓴맛을 보게 될 것이다. 충분히 실현할 수 있던 꿈들은 사라지고, 원하지 않던 악몽이 현실로 다가온다. 인생이 무너져 내리지만 이제 돌이킬 방법은 없다. 자업자득이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남은 인생마저 허비를 해버리고, 초췌한 모습으로 마지막 심판을 기다리게 된다. 

 

희망이 없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도랑에 빠진 사람은 구할 수 있다. 그런데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진 사람은 구하기 어렵다. 낭떠러지가 매우 깊은 경우도 많다. 그런 절벽 아래도 떨어진 사람에게 남이 있는 희망은 크지 않다.

 

만약 내가 불행한 당신을 도와주어야 한다면, 먼저 기다려야 한다. 당신이 진정으로 변화를 원할 때까지 말이다.

인간 중심의 심리학을 창시한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도움을 구하는 사람이 개선을 원하지 않을 때는 치유적 관계를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지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필수 조건이라는 것이다.

 

- 조던 B 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