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읽다/─ 길을 밝히다(독서)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사람' 에 관한 핵심 콘셉트

by 공자 (공영효) 2021. 4. 12.

르상티망ressentiment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

독일의 철학자이자 고전문헌학자. 현대에는 실존주의의 대표적인 사상가로 유명하다.

박사 학위도 교원 자격증도 없는 채로 스물네 살의 젊은 나이에 스위스 바젤 대학교의 고전 문헌학

교수로 초빙되었지만 첫 번째 책인[비근의 탄생]의 학회로부터 무시당한 데다 건강상의 문제까지 겹처

대학을 사직한 후에는 재야의 철학자로 일생을 보냈다. 니체의 문장은 독일어 산문의 걸작으로 손꼽혀

독일에서는 국어 교과서에도 자주 실린다.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강자에게 품는 질투, 원한, 증오, 열등감 등이 뒤섞인 감정.'

한마디로 시기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니체가 제시한 르상티망은 우리가 시기심이라고 여기지 않는 감정과

행동까지도 포함한 조금 더 폭넒은 개념이다.

 

르상티망에 사로잡힌 개인은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

- 르상티망의 원이이 된 가치 기준에 예속, 복종한다

- 르상티망의 원이이 된 가치판단을 뒤바꾼다

 

부를 경멸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너무 신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를 얻을 가망이 없는 사람들이 부를 경멸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부를 얻게 되면 그들만큼 상대하기 곤란한 사람은 없다.

ㅡ 프랜시스 베이컨[베이컨 수상록] ㅡ

 

---------------------------------------------------------------------------------------------

 

페르소나persona

카를 구스타프 융(1875~1961)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 초기에는 프로이트에게서 가르침을 받았으나

머지않아 결별했고 그 후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분석 심리학을 창시했다.

카를 구스타프 융의 연구는 심리학뿐만 아니라 인류학,고고학,문학,철학,종교연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인격personality은 그 자체의 정의로 볼 때 본래 짧은 시간에 크게 변화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상황이나 주변과의 관계를 위해 인격을 달리 포장해야 할 때가 있다.

그는 인격 가운데서 외부와 접촉하는 외적 인격을 페르소나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페르소나는 원래 고전극에서 배우가사용하는 가면을 뜻하는데, 융은 페르소나를 한 사람의 인간이

어떠한 모습을 밖으로 드러내는가에 관한, 개인과 사회적 집합체 사이에서 맺어지는 일종의 타협이라고 정의한다.

즉, 실체 자신의 모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낸 가면이 페르소나라는 것.

 

사람의 인격은 다면적이어서 우리는 실제로 어떤 장소에서 걸치고 있던 페르소나를 다른 장소에서는

또 다른 페르소나로 바꿔 쓰면서 어떻게든 인격의 균형을 유지해 살아간다.

 

어느 곳에서나 똑 같은 인격을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회가 성립되고 유지되어 온

측면도 없지는 않다.

 

--------------------------------------------------------------------------------------

 

예고된 대가

에드워드 데시(1942~)

사회심리학자.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 교수. 자발적 동기가 미치는 학습과 창조성에 관해 큰 업접을 남겼다.

저서로[마음이 작동법] 등이 있다.

 

'예고된' 대가가 인간의 창조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현저히 훼손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대가를 약속하면 피험자의 성과가 저하되고, 예상 가능한 정신 측면에서의 손실을 최소한도로 억제하거나

또는 성과급이 기대되는 행동만을 하도록 만든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즉 대가를 약속받으면 높은 성과물을 내려고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많은 대가를 얻기 위해서 무엇이든 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이 창조성을 발휘하여 리스크를 무릅쓰고 나아가는 데는 당근도 채찍도 효과가 없다. 다만 자유로운 도전이

허용되는 풍토가 필요하다. 그러한 풍토 속에서 사람이 주저 없이 리스크를 무릅쓰는 것은 당근을 원해서도

채찍이 두려워서도 아니다. 그저 단순히 자신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

사람은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수사학

아리스토텔레스(B.C 384~B.C 322)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제자로 소크라테스,플라톤과 함께 대표적 고대 철학자로 꼽힌다.

다방면에 걸친 자연 연구로 '만학의 시조'라고도 불린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저서의 내용은 형이상학,윤리학,놀리학의 철학 관련 저서부터 정치학,우주론,천체학,

자연학(물리학), 기상학,박물지학,생물학,시학,연극학 및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진정한 의미에서 바꾸고 싶다면 설득보다는 이해, 이해보다는 공감히 필요하다.

논리 사고에 뛰어난 컨설턴트가 종종 일반 회사로 옮긴 후 고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그가 사람이

논리에 의해 움직인다고 잘 못 알고 있어서다.

아리스토렐레스는 저서[수사학]에서 진정한 의미에서 타인을 설득해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로고스(논리)' , '에토스(에식스, 즉 윤리)' , '파토스(패션, 즉 열정)'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소크라테스(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는 교묘한 말솜씨로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은 사람 마음을 나쁜 길로

흘리는 것이라며, 레토릭(변론에 대치되는 것이 바로 대화)을  '속임수'라고 일각한다.

리더야 말로 레토릭에 의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리더의 입장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로고스,에토스,파토스가 필요하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과 그 과도한 사용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히틀러의 마술적인 연설)을 알아두어 손해 볼 일은 없을것이다.

--------------------------------------------------------------------------------------

자유는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통렬한 책임을 동반한다

자유로부터의 도피

에리히 프롬(Erich Fromm. 1900~1980)

독일 출신의 사회 심리학자, 정신 분석학자. 히틀러가 정권을 장악한 1933년 이후부터는 주로 미국에서 활동했다.

프로이트 이후의 정신 분석에 관한 식견을 사회 정세 전반에 걸쳐 분석해 적용시켰다. 대표 저서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파시즘의 심리학적 기원을 밝혀 민주주의 사회가 취해야 할 처방전을 제시했다.

 

자유는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통렬한 책임이 따른다. 이 고독과 책임을 감당하고 견디면서, 더욱이 진정한 인간성의 발로하고 할 수 있는 자유를 끊임없이 갈구함으로써 비로서 인류에게 바람직한 사회가 탄생하는 법이다.

하지만 자유의 대가로서 필연적으로 만들어지는, 폐부를 찌르는 듯한 고독과 책임의 무게에 몹시 지친 나머지 그들은 비싼 대가를 치르고 손에 넣은 자유를 내던지고 나치의 전체주의를 택한다.

특히 나치즘을 지지하는 세력의 중심에 소상인, 장인, 사무직 근로자들로 이루어진 하층 및 중산 계급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하층 및 중산계급 중에서 나치즘을 반기며 맞이한 이들이 자유로부터 도피하기 쉬운 성격이며 자유의 무게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존과 종속을 추구하는 성향임을 밝히고 이를 '권위주의적 성격'이라고 명명했다.

이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권위를 따르기 좋아하는 한편, 스스로 권위를 갖고 싶어 하고 동시에 다른 사람을 복종시키고 싶어한다. 한마디로 '자신보다 위에 있는 사람에게는 아첨하고 아랫사람에게는 거만하게 구는 인간'이다.

 

인간이 이상으로 여기는 개인의 성장과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분리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매사에 생각하고 느끼고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욱이 무엇보다도 꼭 필요한 것은 자신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데 용기와 강인함을 지니고 자아를 철저하게 긍정하는 일이다.     ㅡ 에리히 프롬[자유로부터의 도피] - 

 

프롬의 분석을 토대로 생각해 보면, 이는 개인의 자아와 교양의 강도에 달려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아직 자유가 들이미는 책임에 제대로 훈련되어 있지 않다.

 

자유가 들이대는 고독와 책임을 받아들이면서, 더욱 자신다운 삶을 살기 위해 정신력과 지식을 갈고닦는사람들이 꿋꿋이 키워 갈 수도 있다. 선택지는 다양하다. 그 선택지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직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

불확실한 것에 매력을 느끼는 인간의 본성

대가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Burhus Frederic Skinner. 1904~1990)

미국의 심리학자. 행동 심리학의 창시자로, 자유의지는 환상이며 사람의 행동은 과거의 행동 결과에 의존한다는 강한 이론을 주장했다.

 

사람들이 왜 그토록 소셜미디어에  빠져드는 걸까 하는 의문이 퍼뜩 머릿속을 파고든다. 다양한 답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뇌의 대가代價'라는 측면에서 고찰해 보려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도 대가를 얻는 시스템이라고 말한다면 누군가는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슬롯머신과 피친코에서는 돈이나 경품이라는 대가가 주어지지만, 소셜미디어에는 대체 어떤 대가가 있냐는 의문도 들 것이다.

소셜미디어가 사람에게 주는 대가는 바로 도파민이다. 정신 차려 보면 어느새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들여다보고 있다.

메시지 수신을 알리는 표시가 뜨면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다. 이러한 행위를 '도파민의 조화'라고 한다.

오랫동안 도파민은 쾌락 물질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도파민의 효과는 사람에게 쾌락을 느끼게 하기보다는 무언가를 추구하고 찾게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도파민은 각성,의욕,목표 지향 행동 등을 유발하며, 그 대상에는 물질적 욕구만이 아니라 음식이나 이성 등 추상적인 개념, 즉 근사한 아이디어와 새로움 식견도 포함된다.

한가지 덧붙이면 최근 실시된 연구에서 쾌락에 관여하는 물질은 도파민보다 오피오이드opioid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욕구계 도파민과 쾌락계 오피오이드는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여 사람을 제어하는 엔진과 브레이크 역활을 한다.

욕구계인 도파민이 특정 행동을 촉진시키는 반면 쾌락계인 오피오이드는 만족을 느끼게 함으로써 추구 행동을 정지시킨다.

중요한 점은, 일반적으로 욕구계가 쾌락계보다 강하게 작용하게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이 항상 무언가 느끼고 추구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도파민 시스템은 예측하지 못한 일에 직면하면 자극을 받는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문자 메시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이들 미디어는 변동비율 스케쥴로 움직이기 때문에 사람의 행동을 강화하는, 즉 반복해서 행동하게 하는 효과가 매우 크다.

왜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빠지는 것일까? 다름 아니라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최근의 연구에서 제시하는 해답이다.

--------------------------------------------------------------------------------------

인생을 예술 작품으로 대한다면

앙가주망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ere. 1905~1980)

프랑스 철학자이자 소설가, 극작가,시몬 드 보부아르와 계약 결혼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오른쪽 눈에 심한 시시가 있었는데, 1973년에는 그때까지 잃고 쓰는 데 사용하던 왼쪽 눈의 시력마저 상실했다. 자신의 의지로 노벨상을 거부한 최초의 인물이다.

 

'앙가주망engagement하라'  주체적으로 관계한 일에 참여commit 한다는 뜻이다.

첫 번째는 우리 자신의 행동이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자신의 행동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

두 번째, 우리가 스스로의 행동뿐만 아니라 이 세계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자신의 능력과 시간, 즉 인생 자체를 사용해 어떤 계획을 실현하는데, 이때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은 모두 그 계획의 일부로 발아들여야 한다.

사르트르는 "사람의 일생에서 '우발 사건'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까지 이야기 했다. 그 예로 들었던 것이 전쟁이다.

전쟁을 인생의 외부에서 닥쳐온 사건으로 여기는 것을 잘못이라 보았다. 전생은 '나의' 전쟁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반전 운동에 몸을 던지거나 병역을 거부하고 도망칠 수도 있었고, 아니면 자살함으로써 전생에 항의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들의 이목을 생각하거나 단지 겁이 많아서, 혹은 가족과 나라를 지키고 싶다는 주체적인 의지로 이 전생을 받아들인 것이다. 다른 선택도 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받아들인 이상, 그것은 자신의 선택이다. 실로 냉정한 지적이지만 이것이 바로 사르트르가 강조한 '자유의 형벌'에 처해 있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이다.

우리는 외부의 현실과 자신을 각각 별개로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외부의 현실과 나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다.

그렇기에 더욱 그 현실을 자신의 일로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태도, 즉 앙가주망이 중요하다.

--------------------------------------------------------------------------------------

악의가 없어도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

악의 평범성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

미국의 정치학자이자 평론가, 철학자.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나치 정권 성립 후에 파리로 망명했다가 나중에 다시 미국으로 망명해 시카고 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나치즘,스탈리즘 등 전체주의 국가의 역사적 위치와 의미를 분석하고 현대 사회의 정신적 위기를 고찰해다. 저서로 [전체주의 기원][인간의 조건][예루살렘의 아이히만]등이 있다.

 

아렌트가 의도한 것은 흔히 '악'에 대한 갖고 있는 의식, 즉 악은 평범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이상한 점이 있는 특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일이었다. 아이히만이 유대 민족에 대한 증오나 유럽 대륙에 공격심이 아니라, 그저 단순히 출세하기 위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자 그 무서운 범죄를 저지른 경위를 방청하고 나서 최종적으로 이렇게 정의 했다.

 

                         악이란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평범'이라는 말을 사용하여 우리도 누구나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악을 저지를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다른 말로 바꾸면 보통 악이라는 것은 악을 의도한 주체가 능동적으로 저지르는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렌트는 오히려 악을 의도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저지르는 데에 악의 본질이 있다고 보았다.

물론 우리는 부여된 시스템에 따라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그 안에서 일하고 놀며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 가운데 과연 얼마나 되는 사람이 시스템에 내재된 위험에 비판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지, 적어도 약간의거리를 두고 시스템 자체를 바라보고 있는지를 생각 해 보면 매우 걱정스럽다.

우리는 대부분 현행 시스템이 초래하는 악폐에 생각이 미치기 보다는 그 규칙을 간파하여 제도 안에서 능숙하게 살아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무의식중에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면 가가 시대마다 그 시대를 지배하던 시스템이 더 발전된 형태로 대체됨으로써 세계가 진화해 온 측면도 있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시스템도 언젠가는 더 나은 시스템으로 대체되어야 할 것이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