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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다/─ 깊이가 있는 글

별 것 아니오

by 공자 (공영효) 2005. 6. 3.

별 것 아니오

 

중국 송나라에 활을 잘 쏘기로 유명한 진요자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대단한 명궁으로 언제나 백발백주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활
쏘기만큼은 자신이 당대 최고라고 자부하며 교만을 떨었다.

 

어느 날 진요자가 활쏘기를 하고 있는데, 한 기름 장수가 지나가
다 구경했다. 진요자는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다. "노인장도 활을
쏠 줄 아시오? 내 솜씨는 신의 경지요." "그거야 이미 몸에 배고
손에 익었기 때문이지 별 것 아니지요." "한낱 기름 장수가 내 활
쏨씨를 깔본단 말이요?" 그 말을 들은 기름 장수는 호리병 하나를
꺼내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구멍만 엽전을 꺼내 병 입구를
막은 다음, 나무 주걱으로 기름을 떠서 선 채로 그 엽전 구멍을
통해 병에 넣었다. 네모난 엽전 구멍에는 기름이 한 방울도 묻지
않았다.

 

진요자는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자, 노인이 말했다. "별 것 아니
오. 그저 오랜 시일을 거치면서 익숙해진 것뿐이라오."

 

- '행복한동행'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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