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급 고기 숙성 잘하면 ‘1등급 맛’,
김치 5℃에서 2~3주 익히면 맛 최고
갓 수확해 싱싱한 것을 먹어야 제맛이 나는
식품이 있는가 하면 숙성시켜야 맛이 더 좋아지는 식품이
있다.
숙성(熟成)이란 단어는 국어사전에 ‘효소나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발효된 것이
잘 익음’이라고 나와 있다.
김치·고기·포도주 등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맛과 향이 훨씬 좋아진다.
이들 식품의 참맛을 즐기려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숙성’하면 단연 빼놓을 수 없는 게 김치다.
가장 맛있는 김치는 5℃에서 2~3주간 숙성시킨 것이다.
이때가 감칠맛과 함께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제일 좋다고
한다.
영양 면에서도 이때가 최고다.
최근 갓 담근 김치보다 숙성된 김치가 노화·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크지만,
신맛이 날 정도로 익은 것보다는 적당히 익은 김치(5℃에서
2~3주 숙성)의
효과가 더 크다는 박사학위 논문이 발표됐다.
먹기 좋게 익은 김치가 몸에도 좋다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고기도 숙성과정을 거치면 맛이 더 좋아진다.
소·돼지 등을 도축하면 근육이 수축돼 딱딱하다.
이 상태에서는 고기가 질기고 풍미도 좋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 딱딱했던 근육이 풀려 연해진다.
또 고기 근육을 형성하고 있던 단백질이 군데군데 끊어지고,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이노신산·아미노산 등이 생겨 맛이 더
고소해진다.
지방이 적당히 들어간 1등급 쇠고기는 숙성하지 않아도 구웠을
때
씹히는 맛이 연하다. 반면 지방이 적은 3등급은 숙성하지
않으면 질기다.
그렇다고 1등급 고기를 자주 사 먹을 수 있느냐.
가격 부담으로 그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숙성만 잘 시키면 3등급도 1등급처럼 연하게 만들 수
있다.
즉, 값이 저렴한 낮은 등급의 고기를 덩어리로 진공포장하거나
랩으로 싼 후
0~4℃에서 1~3주간 냉장보관해 김치냉장고나
자주 열지 않는 냉장고 야채칸에 넣어뒀다 먹으면
1등급을 구워 먹을 때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생선 역시 숙성시키면 더 맛있다.
활어를 잡아 바로 회를 떠서 먹으면 생선 본래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생선회의 육질은 갓 잡았을 때보다 5~10시간 이후가 가장
단단하다고 한다.
따라서 생선은 4℃에서 6시간 정도 숙성시켜 먹으면 맛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