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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imbimg information/─ 장비 정보

Field Test | 암벽화 Climbing Shoes

by 공자 (공영효) 2016. 1. 26.

 

출처 : 월간 사람과산

 

 

 

Special Report

Field Test Climbing Shoes

제대로 된 클라이밍을 하기 위해서는 힘과 기량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스타일과 클라이밍 유형에 맞는 장비의 착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장비에 대한 기본적인 파악이 필요하다. 그 장비의 재질과 기능, 특성을 안다면 자신이 목표로 하는 난이도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며, 그 과정 또한 즐거울 것이다.

본지는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암벽화들을 모아 그 성능과 기능을 비교 평가했다. 독자들로 하여금 암벽화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함이다. 5명의 정상급 클라이머들과 함께한 이번 평가회는 4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진행됐다.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각자 등반지로 암벽화를 들고 나가 평가를 진행했다. 모든 평가가 끝난 후 각자의 총평을 얻어 의견을 수렴했다. 현재 많은 등반가들이 애용하고 있는 모델을 기준으로 7개 제품을 선정해 평가했다. 평가자들은 암벽화의 착화감, 디자인, 내구성, 가격은 물론이고, 암벽화에 토훅·힐훅·스미어링·엣징 등의 등반기술을 적용했을 때의 제품 특성에 대해 기술하도록 했다. 이번 평가는 평가자의 취향이 고려되었으므로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 않으며 암벽화의 가격은 수입사나 제조사의 소비자가격으로 표시했다. <편집자주>

정리 | 윤성중 기자 사진 | 강레아 기자 후원 | 호상사, 넬슨스포츠, 메드아웃도어, 제일모직, 트랑고

지난 4월 중순 서울시 광진구 구의동 조규복클라이밍센터에 국내 정상급 암벽등반 전문가들이 모였다. 시판되고 있는 암벽화의 기능과 특성을 검토하기 전에 윤대표, 조규복, 차호은, 김인경, 신윤선씨로 이뤄진 평가단에게 암벽화에 대한 질문을 몇 가지 던졌다.

암벽화가 그레이드 향상에 영향을 끼치는가?

차호은 : 그렇긴 그렇죠. 어떤 암벽화는 발끝에 신경을 안 쓰면 잘 터지거든요. 민감한 루트에서 그러면 스트레스 받아서 등반 못하죠.

조규복 : 내 실력이 5.13d급인데 5.14a급을 깨기 위해선 자신의 모든 것을 조절해야 돼. 내 힘이 겨우 거기에 도달할까 말까 하는데 몸무게, 옷차림, 신발 등 모든 것이 영향을 안 미칠 수 없지. 그런 순간이면 암벽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신윤선 : 저 같은 경우는 효과가 있었어요. 프로젝트를 한 건 아니었어요. 암장에서 볼더링을 했는데, 전에는 되지 않던 무브가 암벽화를 바꿔 신으니 되더라고요.

김인경 : 미국 매드락에 가서 등반했는데 대부분 석회암이었거든요. 파이브텐 스텔스창은 거기서 완전히 만신창이가 되더라고요. 그런데 매드락 거는 반대였어요. 오히려 스미어링이 잘 먹었죠. 그런 거 보면 어떤 제품에 대해서 극단적으로 나쁘다 좋다를 판단하기란 어려운 것 같아요.

윤대표 : 우리나라 화강암에는 스텔스창이 좋다고 하는데, 잘하는 친구들 보면 오히려 스카르파나 라스포르티바에서 나오는 비브람창을 즐겨 신더라고. 어떤 친구는 스카르파의 마고를 신고 인수봉에서 날아다녀! 이런 것 생각하면 암벽화가 그레이드 향상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지 않겠어?

암벽화 선택시 고려하는 것

신윤선 : 저는 끈으로 된 거는 피해요. 토훅이 잘 안 걸리거든요. 그리고 끝이 둥근 것, 바닥창이 딱딱한 것도 되도록 안 신으려고 해요.

차호은 : 저는 한 가지 등반만 하는 게 아니니까 그때그때 필요한 걸 고르는 편이에요. 어떨 땐 다운토, 어떨 땐 평평한 것을 신기도 해요. 아! 일단 발에 잘 맞아야죠. 신었을 때 편안한 게 최고죠.

김인경 : 물론 착용감이죠. 내 발에 잘 맞아야죠. 저 같은 경우 뒤꿈치가 작고 볼도 납작하고 좁아 잘 골라야 해요. 다음은 바닥창. 엣징이 잘 먹는지. 다음은 힐과 토가 잘 걸리는지. 물론 사기 전에 다른 사람들 것 미리 신어 본다거나 전문가들 얘기를 듣고 사죠.

 

암벽화 관리방법

조규복 : 선수생활할 때 난 암벽화 안에 신문지 넣어 뒀어요. 요즘은 향기 나는 거 뿌리고 악취 제거하는 돌도 넣던대요.

신윤선 : 저도 신문지 넣어둬요. 암벽화가 틀어지거든요. 그리고 암벽화는 빨지 말아야 돼. 빨면 변형되더라고요. 더 딱딱해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세제가 안 빠져 땀 났을 때 그대로 배나온 때도 있었고요.

김인경 : 저는 물티슈로 바닥을 깨끗이 닦아요. 안쪽에 가끔 초크가 묻어있기도 하는데, 그걸 닦고 신으면 접착력이 더 좋아지는 느낌이거든요. 경기 나갔을 때 준결선 끝내고 들어오면 벗어놓고 깨끗이 닦은 뒤 보송보송하게 말려놓죠. 그렇게 해놓고 결선 때 신고 나가면 벽에 잘 붙는 느낌이에요.

윤대표 : 80년대에는 침으로 닦기도 했어요. 침으로 이물질이 전혀 없게 싹 닦았어!

조규복 : 디스커버리 대회 때 보니까 테스타로사, 솔루션 같은 비싼 거 신고 그냥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더라고요. 구겨 신기도 한다니까. 나는 테스타로사 5년 전에 사놓고 아까워서 경기 있을 때만 꺼내서 쓰는데. 그런 거 보니까 마음이 아파요. 그런데 한 가지 더! 처음에 신발이 안 맞았던 게 오래 지나면 맞는 경우도 있어요. 본드 접착력이 떨어졌는지 오래 두고 나서 신었더니 기가 막히게 맞는 거예요.

자신에게 최고의 암벽화는?

신윤선 : 저는 라스포르티바의 파이선(Python)이요.

차호은 : 저는 요즘 신고 있는 스카르파의 인스팅트S(Instinct S)가 마음에 드네요.

김인경 : 저는 라스포르티바의 테스타로사와 인스팅트S요. 인스팅트는 신고만 있어도 발을 꽉 조여 줘요.

SCARPA VAPOR V

스카르파 베이퍼 V

장점 >> 밸크로(찍찍이) 타입이라 신고 벗기가 편하다. 게다가 두 개의 밸크로는 서로 역방향으로 되어 있어 발을 효과적으로 잡아준다. 신발이 단단한 느낌이며 안정감을 준다. 신발의 끝부분이 의외로 단단해 작은 돌기라도 무리 없이 딛고 설 수 있으며, 특히 바위에서의 엣징과 스미어링이 좋다. 힐 훅을 쓰기에 좋다. 발뒤꿈치를 단단하게 잡아주며 벗겨지는 느낌이 적다. 트래드 등반, 멀티피치, 스포츠클라이밍, 인공암장, 볼더링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해도 무난하다.

단점 >> 볼 부분이 좁아 볼이 넓거나 두꺼운 이들에게 불편하다. 깊게 쓰는 토훅의 경우 밸크로에 홀드가 닿는 경우가 있다. 토훅 부분의 고무를 좀 더 보강하면 좋을 듯하다.

EVOLV SHAMAN

이벌브 샤만

장점 >> 발볼이 넓은 사람에게 편안하다. 스키 부츠를 신는 느낌. 발을 단단히 고정시켜 준다. 발 앞쪽의 가죽과 정교하게 부착된 안감이 발과 암벽화의 접촉을 편안하게 한다. 토훅을 사용하기 좋다. 뒤꿈치가 꽉 조이는 느낌이라 힐훅 걸 때 안정감이 든다. 미세한 홀드에 완전히 발끝으로 딛거나 인사이드에서 돌기를 당겨 밟는 것에 굉장히 효과적이다. 둔탁하다 싶을 정도로 견고하다. 질려서 바꿀 때까지 신어도 될 것 같다. 전체적으로 고무처리가 되어 있어 변형이 적다. 중급자들에게 적당한 가격.

단점 >> 힐을 높이 걸면 벗겨지는 느낌이 있다. 밸크로가 3개라 신고 벗는데 약간 불편하다. 딱딱한 중창과 다운토 스타일 때문에 토 기술에 둔감하다. 힐 부분이 둔탁해 정교한 힐훅 사용이 불편하다. 힐훅을 걸 때 중창과 아웃솔의 딱딱함으로 인해 뒤꿈치를 들어올리기가 힘들다. 창의 딱딱함 때문에 몸이 덜 유연하다.

SCARPA INSTINCT S

스카르파 인스팅트 S

장점 >> 슬리퍼형이라 신을 때 매우 편안하다. 다른 슬리퍼 형식의 암벽화 보다 잘 늘어나지 않는다. 발을 감싸주는 느낌이 좋다. 신고 있으면 신발이 점점 조여들어 정교한 발동작에 도움이 된다. 등 부분에 고무처리가 되어있고 밸크로나 끈이 없어서 토훅을 쓰기에 아주 좋다. 게다가 잘 걸린다. 토 부분이 발을 감싸는 느낌이 좋다. 힐 훅의 엣징 느낌이 좋다. 적당한 다운 토여서 벽의 각도에 관계없이 엣징이 잘 먹힌다. 작은 돌기가 있는 슬랩에서 막강하다. 끌어당기는 인사이드 스텝에 특히 좋다. 성능 대비 적정한 가격.

단점 >> 정교한 힐훅은 조금 떨어진다. 토훅 부분의 위쪽이 약하다. 창이 무른 감이 있어 화강암에서는 지지력이 약하다는 느낌이 든다. 힐컵이 조금 큰 편이다. 작은 뒤꿈치를 가진 사람에게는 남아도는 정도. 토훅의 경우 딱딱한 중창 덕분에 발가락의 움직임까지 이용할 수 없다. 힐과 토훅 부분의 고무가 잘 벌어진다.

FIVE TEN HORNET GREEN

파이브텐 호넷 그린

장점 >> 보기엔 발볼이 좁아 보이지만 신어보면 불편한 느낌이 없다. 발을 잘 감싸주는 느낌. 끈으로 발을 든든히 잡아주어서 좋다. 힐컵 부분 두께가 얇아 홀드 사이 작은 공간에 쑤셔 넣듯 거는 힐훅에 유리하다. 힐훅을 걸 때 뒤축이 움직이지 않아 좋다. 바닥창이 얇아 딛는 감각이 잘 전달된다. 발끝이 뾰족해 엣징에 좋다. 찍어 딛기에 유리하다. 바위에서 엣징을 쓰기에 더 좋다. 예민한 엣징을 즐겨하는 클라이머에게 적합하다. 화려한 녹색이 눈에 튄다. 녹색의 색상과 살짝 휜 족형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신발 모양의 변형이 크지 않고 생각보다 빨리 닳지 않는다. 고난도용으로 적합하다.

단점 >> 발볼이 좁은 편이다. 끈 때문에 토훅 걸기가 힘들다. 의도적으로 힘을 더 줘야 한다. 힐훅시 벗겨지는 느낌이 있다. 바닥창이 너무 얇고 심한 다운토여서 스미어링이 불안하다. 바닥창이 덜 두꺼운 편이다.

LA SPORTIVA SOLUTION

라스포르티바 솔루션

장점 >> 갑피가 딱딱하지 않고 발을 잘 감싸준다. 발볼이 너무 가늘거나 두꺼운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다. 발등 부분까지 암벽화창 소재로 덮어놓아 토훅이 잘 걸린다. 다운토이지만 발가락의 움직임이 다소 자연스러워 토훅에도 안정적이다. 작은 돌기에도 힐훅이 안정적으로 잘 걸린다. 겉창의 재질 때문인지 뒤꿈치가 잘 맞지 않아도 힘을 주면 힐훅이 먹힌다. 정교한 다운토는 눌러서 딛는 것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엣징이 정말 좋다. 미끄럽거나 흐르는 홀드에서도 발이 터지거나 잘 빠지지 않는다. 인공홀드나 자연암벽 어디든 엣징이 탁월하다.

단점 >> 발뒤꿈치는 족형의 차이 때문인지 많이 남는다. 밸크로 부분의 끈이 쉽게 닳아서 끊어진다. 뒤꿈치 힐컵이 커 좁은 틈 사이에 쑤셔 넣을 때가 있다. 힐컵의 내구성이 좋지 않다. 힐컵 부분이 자주 망가진다. 연습용으로 막 신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TRANGO CLAW

트랑고 클로

장점 >> 끈으로 신발을 조여 착용감이 좋다. 폭신폭신해 느낌도 좋다. 암벽화 안쪽에 스펀지가 덧대어 있어 부드럽다. 발이 편안하다. 발등이 유연해 발가락을 충분히 당겨 훅을 걸 수 있다. 신발이 유연해 스미어링에 유용하다. 마찰면을 넓게 디딜 때는 믿음이 간다. 신발끈에 굴곡이 있어 잘 풀어지지 않는다. 멀티피치 등반가들에게 유용하다.

단점 >> 힐 부분의 조임이 타이트하지 않아 힐훅시 벗겨지는 느낌이 든다. 밑창이 두껍고 고무창의 강도가 너무 강해 스미어링시 아무 느낌이 없다. 뒤꿈치가 꽤 깊다. 족형에 따라 뒤꿈치가 노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날카로운 느낌이 없다. 발끝으로 딛는 느낌보다 앞 전체로 딛는 뭉툭한 감이 든다.

LA SPORTIVA MIURA

라스포르티바 미우라

장점 >> 처음에는 토 부분이 약간 딱딱하나 시간이 지나면 딱딱한 느낌이 사라지면서 발에 딱 들어맞는다(길들이는 데 2주 정도 걸림). 편하며 튼튼한 느낌. 토훅의 경우 고난도 암벽화에 비해 앞부분이 평평한 것 같아 잘 걸릴지 의심이 가지만 실제 사용해보면 효과적이다. 대체적으로 힐컵은 크기가 적당해 뒤꿈치가 좁거나 두껍지 않으면 잘 맞는다. 적당한 사이즈를 신으면 스미어링이 좋다. 후킹시 벗겨지는 느낌이 없다. 딱 맞게 신었을 경우 페이스에서 엣징이 탁월하다. 홀드에 대충 찍어도 밀리지 않고 잘 지탱해 준다. 바닥의 감각이 예민해 작은 홀드를 디딜 때도 탁월하다. 족형이 잘 변하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다.

단점 >> 발등이 낮은 경우에는 발가락이 노는 느낌이 든다. 직벽에서 발을 높이 올려 딛기가 불편하다. 너무 작은 사이즈를 신으면 스미어링이 잘 먹히지 않는다. 정확하게 발에 체중을 실었을 경우 스미어링이 잘 먹힌다. 각이 센 오버생에서 엣징 능력이 약간 떨어진다. 세탁 후 가죽이 딱딱해진다. 바느질이 터지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