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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imbimg information/─ 등반지 정보

내설악 - 석황사골 [미륵장군봉/몽유도원도 리지]

by 공자 (공영효) 2011. 4. 17.

 

 

 

 

루 트

자유등반 마디 / 길이 / 난이도

 

개척자

코 락

 1p/44m/5.7

 2p/35m/5.7

 3p/30m/5.7

 4p/20m/5.8

 5p/16m/5.9

 6p/17m/5.10

 코락1990년8월

 7p/20m/5.9

 8p/20m/5.10

 9p/20m/5.9

 10p/20m/5.8

 11p/35m/5.7

 12p/35m

  

타이탄

 1p/40m/5.7

 2p/30m

 3p/45m

 4p/25m

 5p/30m

  -

 타이탄1990~2001

카르마

 1p/40m

 2p/45m

 3p/35m

 4p/40m

 5p/20m

  -

 

한가윗

 1p/35m

 2p/43m

 3p/50m

 4p/25m

 5p/30m

 6p/30m

 

노총각

 1p/35m/5.9

 2p/30m/11.a

 3p/40m/5.11b

 4p/45m

 5p/25m/5.10a

  -

 

미륵2009

 1p/35m/5.10b

 2p/23m/5.9

 3p/30m/5.10a

 4p/15m/5.12

 5p/30m/5.10

  -

 

 

 

코락길(12피치,312m)

제1피치 [길이44m /  5.7급] 전체적 완경사로 쉽게 올라갈 수 있다.

              소나무에서 출발을 하여 9m, 15m 지점에 볼트를 통과하여 20여m를 더 올라서 소나무에 확보.

제2피치 [길이35m  /5.7급 ]완경사의 양호한 홀드로 되어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출발을 하여 약 8m 지점에 볼트를 통과하여 테라스가 양호한 쌍볼트 확보지점까지 올라간다.

제3피치 [길이30m / 5.7급] 쉽게 올라갈 수 있다. 좌측 상단의 크랙을 보며 오르다가 볼트를 통과하고 숲지대

               벙어리 크랙을 올라 작은 오버행 아래의 양호한 테라스에서 확보한다.

제4피치 [길이 20m / 5.8급] 쉽게 올라갈 수 있는 양호한 피치다. 작은 오버행을 넘어가면 테라스가 나온다.

제5피치 [길이16m / 5.9급] 크랙위주의 피치다. 벙어리 크랙으로 올라가 쌍볼트 확보지점에 확보한다.

제6피치 [길이17m / 5.10급]경사를 지닌 가장 어려운 구간이다. 오버행의 크랙이 까다로우나 좌측손과 팔을 이용하여 재밍

              을 하고 오른발을 올려딛이면 효과적이다. 또다시 우측팔과 손으로 재밍을 하여 일어서서 볼트에 퀵드로우를 걸고

              크랙을 올라서 쌍볼트에 확보한다.

제7피치 [길이20m / 5.9급] 쌍크랙을 양쪽으로 벌리면서 오른다. 슬랩지대로 직상하면 테라스에 도착한다.

제8피치 [길이20m / 5.10급] 가파른 슬랩구간이다. 밸런스와 발쓰기를 잘해야 한다.

제9피치 [길이20m / 5.9급] 첫 번째 볼트를 지나 슬랩을 오른다. 우측면의 수직벽에 볼트에 통과하고 좌측으로 5m쯤 오르면

              테라스에서 확보한다.

제10,11,12피치 완만한 슬랩을 오르고 작을 크랙을 통과하면서 오르게 된다. 마지막 구간에는 로프없이도 오를 수 있는

             구간이며 쉽게 오를 수 있다.

 

 

타이탄길(총6피치, 210m)

시작1피치 코락길하고 같이 출발을 하여 제2피치부터 우측 검은색의 반반한 벽쪽으로 이동을 한다.

제2피치 완경사의 슬랩과 크랙을 쉽게 오를 수 있다.

제3피치 완경사를 오르다가 피치의 상단부에 오를수록 가팔라 지는데 볼트가 2개밖에 없고 지그재그로 오르는 과정에서

             위험성과 긴장감을 느끼면서 오르게 된다.

제4피치 가파른 슬랩을 오르고 나서 수직벽 페이스 밑에서 피치를 끊고 제5피치는 페이스 밑으로 크랙을 따라오르게 된다.

             전체적으로 볼트간격이 멀어서 긴장감을 늦출 수 없고 위험의 부담을 안고 올라야 한다.

             정상에 오르면 우측의 한가윗길이나 기존의 루트들을 따라 하강을 할 수 있다.

 

한가윗길(총5피치,213m)

제1~2피치 슬랩위주의 구간으로 쉽게 갈 수 있다. 하지만 볼트 간격이 너무멀러서 선등자는 부담을 안고 가야한다.

제3피치 급경사로 이어지며 약간 우측으로 이동하여 직상을 하는데 밸런스와 유연성 등이 요구되며 중단부분에 볼트 간격이

              멀어서 이곳 또한 부담을 느끼는 구간이다.

제4피치 루트 중 가장 어려운 구간이다. 출발을 하여 페이스 부분에서 우측으로 이동을 하는데 큰 구멍홀드를 잡고 우측으로

             넘어가는데 페이스상에 미세한 돌기부분을 딛고 밸런스를 유지하며 몸을 우측으로 이동해야 한다.

             수직벽의 볼트를 올라서 좌측의 벙어리형 수직 크랙을 올라서야 하는데 이구간 역시 볼트간격이 멀어 부담을 느낀다.

             크랙을 올라서서 볼트 세개를 지나는 과정에서 우측으로 이동을 하게 되는데 로프가 꺽여 유통이 원할치 않아 까다롭다.

제5피치 약25m이며 곳바로 오르게 되며 확보지점에서 보면 볼트 한 개가 보인다.

제6피치 걸어가는 피치다. 등반이 끝나면 루트를 따라 하강을 하면 된다.

 

노총각길(총5피치,175m)

제1피치(5.9급) 완경사 슬랩구간을 올라야 하는데 볼트 한 개밖에 없어 부담을 느낀다.

제2피치 가파른 슬랩을 지그 재그로 올라가며 부분적으로 핑거와 벙어리크랙이 있으며 밸런스와 유연성이 요구되는 구간이다.

제3피치(5.11b) 가파른 슬랩과 페이스, 크랙구간을 오르게 되는데 로프가 많이 꺽이며 고도감과 가장 어려운 피치다.

제4피치(45m) 슬랩을 올라 양호한 크랙을 올라 쌍볼트에 확보하고,

제5피치(5.10a급) 페이스를 20여m를 오르면 정상이다. 등반이 끝나면 루트를 따라 하강한다.

 

○ 몽유도원도 릿지



 ◇ 1봉 정상의 하강지점. 이곳에 도착하면 쌍볼트에 걸린 슬링에 자일을 걸고 20m쯤 수직 하강해야 한다.


 ◇ 8피치 등반 종료지점에서 서쪽 약 50m 지점에 있는 붉은 봉. 이곳에 서면 ‘몽유도원도’의 전경과 가리산에서 주걱봉, 삼형제봉으로 이어지는 육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 몽유도원도 루트도


‘길이 끝난 곳에 또 길이 있다’는 말처럼 우리는 일상적인 길을 버리고 보다 하늘과 가까운 길, ‘몽유도원도’를 오른다. 일순간 하늘에서 배꽃처럼 하얗고 투명한 빛 덩어리가 쏟아지고 솔잎의 속살을 비집고 날아온 바람, 바람소리가 싱그럽다.

전화가 왔다.
아주 오래된 내 기억의 청동거울 속, 푸르른 때를 벗기며 들려오는 한 여자의 또박또박한 목소리…. 약속을 정했다. 벌써 10여년이 지난 세월. 내가 그녀를 만난 건 짱돌과 화염병의 불꽃, 지랄탄이 난무하는 거리에서였다. 그 사이 나는 설악을 닮은 그녀의 이름을 잊어버렸지만, 그녀는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어떻게 변해있을까? 짧았지만 아주 긴 기다림의 시간….
예나 지금이나 유난히 큰 눈망울. 여자는 잔잔히 웃고 있었지만 한 잔, 두 잔 술에 묻어나는 슬픈 눈빛이 언뜻 보이고. 그녀의 입에서 유전자의 실타래처럼 풀려나오는 피폐한 시간의 흔적들. 우리는 깊은 밤이 되서야 술집을 나왔다. 그녀와 헤어질 때 또 만나자는 이야기는 차마 하지 못했다.
하지만 입 속에 맴돌던 그 한 마디. ‘그런데, 네가 자꾸 보고 싶어지면 어떻게 하지….’
그후로도 아주 오랫동안 하루에도 몇 번씩 그녀가 내 마음속을 다녀갔다.
아무 일도 못 한 채 며칠을 보낸 나는 북한산 인수봉을 오른 뒤 암릉 취재를 위해 늘 그리운 설악산으로 떠났다. 3일 동안 눈물처럼 비가 내렸고, 비를 핑계로 독한 소주만 마셨다.
다음날, 비는 그쳤지만 도대체 믿을 수 없는 것이 설악산의 날씨. 김범수 사진기자의 말대로 그저 산보 가는 기분으로 등반 장비를 챙겼다. 우려했던 비는 오지 않았다. 이번 리지 등반에 참여한 이들은 천리안 동호인 산악회인 ‘한백오름’ 의 김기수(36세) 이영탁(31세) 윤한철(29세) 설행열(29세) 서옥임(27세) 왕상철씨(33세).
우리가 가는 길의 이름은 몽유도원도(夢遊桃園圖).
루트 이름은 꿈길을 걷는 것처럼 몽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어, 조선 세종 때의 화가 안견(安堅)의 작품에서 빌어왔다. 개척은 기자와 경원대학교산악부의 이종서(38세) 강남수씨(38세), 한백오름의 이계숙씨(38세)가 올해 6월 20일부터 참여해 7월 9일 완료했다.
개척하는 도중 우리가 여기 오기 아주 오래 전, 두 번 정도의 등반이 이루어졌음을 낡은 슬링 등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남긴 흔적으로 보아 리지 끝까지 가지 않은 것 같아, 수없이 산재한 낙석 등의 위험 요소를 제거하며 하강과 추락에 대비해 볼트와 하켄을 설치하여 개척 등반을 마쳤다.
우리는 44번 국도 옆에 있는 하늘벽 부근에서 아늑하고 평탄한 숲길로 들어선다. 길은 가지런히 석황사터로 이어지고 잠시 절터에 앉아 땀을 식힌 뒤, 약 5분쯤 걸었을까? 길 왼쪽의 붉은 표지기가 있는 곳으로 접어들어 곧 리지 초입으로 향한다.
‘길이 끝난 곳에 또 길이 있다’는 말처럼 우리는 일상적인 길을 버리고 보다 하늘과 가까운 길, ‘몽유도원도’를 오른다. 일순간 하늘에서 배꽃처럼 하얗고 투명한 빛 덩어리가 쏟아지고 솔잎의 속살을 비집고 날아온 바람, 바람소리가 싱그럽다.
걷는 길이 끝나고 자일을 써야할 지 말아야 할 지 헷갈리는 첫 구간이 나왔다. 일단 자일을 쓰기로 했다. 별 어려움 없이 이 구간을 오르자 암릉에는 소나무와 기묘한 바위들이 어우러져 소나무 분재 공원을 연출하는데, 길은 그 사이로 나있다.
‘솔밭 사이로 흐르는 강물’처럼 길은 우리 마음속으로 여울져 흐르다가 그만 막혀 버린다.
잡을 것과 디딜 것이 풍부한 10m쯤의 슬랩을 오르는데 그 좌우측은 생과 사를 가르는 섬뜩한 절벽이다. 길은 끊어질 듯 하면서 또 이어지고 우리는 하강용 볼트가 박혀있는 1봉 정수리에 닿았다.

화엄으로 가는 은밀한 꿈, 몽유도원도

봉우리 끝에 닿자 시야가 갑자기 즐겁다.
안산(1,430m)과 대승령 사이의 1396m봉에서 뻗어 내린 이 바위 줄기에 서서 남쪽을 바라보면 먼저 가리봉(1,519m)과 주걱봉(1,401m), 삼형제봉(1,225m)으로 이어진 육산(肉山)의 중후함과 그 깊이의 우아함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편 동쪽을 쳐다보면 약 280m의 수직 고도를 자랑하는 미륵장군봉(1,000m)의 대암벽과 그 아래 까마득한 장수대의 풍경, 백두대간상의 한계령(917m)이 보이고, 그 너머 남동쪽으로 망대암산(1,236m)의 암봉들이 삐죽 고개를 내밀고 있다. 눈을 돌려 서쪽을 바라보자 150m 정도의 수직벽이 병풍을 이루면서 한계천으로 그 맥을 잇고.
우리가 오르는 이 길은 ‘오윤과 더불어 80년대 민족 미술 진영의 대표적 목판화가’인 이철수의 후기 판화처럼 여백의 즐거움과 골산(骨山)이 빗어놓은 ‘화엄으로 가는 은밀한 꿈’이 숨어 있다. 우리는 탐미주의자가 되어 자연의 빛 속으로 스며든다.
우리를 들뜨게 했던 풍경 속에서 빠져 나와 수직 하강을 마친 후 바로 2봉 슬랩 등반에 나선다. 홀드와 스텐스가 적당한 슬랩을 올라 확보용 볼트에 걸린 퀵 링크에 자일을 걸고 왼쪽으로 3m 트래버스하여 땅에 발을 딛는다.
이후 3봉 왼쪽을 우회하여 걸어간다. 가는 도중 왼쪽의 깎아지른 수직 절벽이 오금 저리게 하고 우리는 곧 4봉, 4피치 등반에 들어간다.
처음 출발 지점에서 몸의 균형을 잘 잡아 일어선 후 마지막의 크랙과 침니가 혼합된 곳에서 약간 힘을 쓰자 등반이 마무리된다. 등반을 마친 뒤 조금 걸어가 두번째 하강을 모두 마칠 즈음, 원통쪽에서 습기 머금은 산안개가 밀려오더니 세상은 온통 안개 투성이다.
앞이 안 보였다. 일단 기상이 좋아지기를 기다리며 점심을 먹었지만 날씨는 좋아지기는커녕 비까지 내리기 시작한다. 탈출을 할 수밖에.
옥녀탕매표소 주차장에 도착한 한백오름 팀은 등반이 미진했던지 자유등반용으로 개척된 옥녀탕암장에서 인공등반을 시도한다.
수직의 벽에는 비 올 때만 형성되는 4개의 폭포가 장관을 연출한다. ‘솜다리’ 코스를 윤한철씨가 폭포수를 맞으며 인공등반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튿날, 아침부터 날씨가 청명했다. 우리는 어제 등반했던 길을 다시 오르기로 하고 빠른 속도로 등반을 진행했다. 1봉 부근에 도달할 즈음, 어김없이 서쪽에서 안개더미가 밀려오더니 급기야 세상은 안개의 숲에 가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산양이 노닐다 가는 호젓한 길

그것도 잠시. 푸른 바람, 푸른 하늘이 다가서자 안개의 숲은 한계령을 넘어 동해로 넘어간다. 청명한 바람이 스쳐간 가리산, 주걱봉, 삼형제봉 산자락 아래, 다시 긴 띠를 두른 안개더미가 강물처럼 밀려들며 선경을 만드는데….
우리는 오름짓을 멈춘 채 대자연이 빗어낸 한 편의 서사시를 보면서 각자 아련한 몽환의 세계로 빠져든다. 아마 날개가 있다면 나는 꿈을 꾸는 저 구름의 바다 위를 잔잔히 떠도는 한 마리 새가 되었으리…. 잠시 눈을 감아본다.
꿈에서 깨어난 우리는 등반을 계속하여 두번째 하강을 한다. 6봉을 우회한 뒤 10m쯤의 계단식 바위와 7봉을 우회하여 8봉 등반에 임한다. 그런데 지난번에 없었던 산양 똥이 보이는 것 아닌가. 녀석은 포식자를 피해 이곳에 왔거나 먹이를 찾으러 왔나보다.
쉽지만 고도감이 제법 느껴지는 8봉을 왼쪽으로 돌아 올라간 우리는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계단처럼 생긴 짧은 오버행 구간의 크랙을 넘어서 전망대의 나무에서 7피치를 마무리한다. 이곳에 서자 우리가 지나온 암봉들이 발아래 펼쳐져 있고, 우리는 오를수록 풍광이 빼어난 천상의 정원을 거닌다.
하늘로 이어지는 8피치에 이르러 모든 등반을 마쳤다. 쉬면서 몽유도원도의 풍경 속에 잠기는데, 100m쯤의 붉은 오버행 봉우리가 눈길을 끈다. 그곳에 서면 풍경이 사뭇 멋있을 것 같았다. 한백오름팀이 오랜 풍상을 겪었을 붉은 봉의 끄트머리에 서자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새로운 비경! 감탄사가 터진다.
등반 장비를 배낭에 넣고 잔잔한 바윗길을 따른다. 길 좌우측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들. 암릉이 끝나는 지점에서 약 50m 밑으로 내려가니 좁은 안부가 나왔다. 우리는 붉은 표지기가 있는 오른쪽으로 몸을 맡긴다. 하산로는 사정없이 고도를 낮추고 길은 더욱 험해진다.
우리가 택한 길은 본래 산양이 다녔던 길이다. 희미한 산양의 족적을 따라 길을 잇다 보니 길은 자연 험할 수밖에 없었고, 미리 준비한 보조자일을 위험 구간에 두 곳 설치했다. 차츰 물소리가 가까워지면서 석황사골에 닿았다. 그리고 조금 넓은 암반이 있는 곳에서 또 한 번의 감탄사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 앞에 펼쳐진 풍광은 황홀하기 그지없다. 석황사골 우측으로는 우리가 등반했던 몽유도원도의 붉은 침봉들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고, 좌측으로는 미륵장군봉 대암벽이 숨막히게 한다. 석황사골 협곡 사이로 펼쳐진 주걱봉….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감동을 뒤로 한 채 석황사골 협곡을 내려선다. 아직까지 사람의 손길이 덜 탄 골짜기라 길은 끊어지다가 다시 희미하게 이어진다. 벽 오른쪽으로 하이얀산악회에서 설치한 동판이 보이더니, 곧 텐트를 세 동쯤 칠 수 있는 야영장과 석황사터를 거쳐 세상과 연결되는 국도로 나온다. 거긴 무릉도원의 끝이었다.

보너스 정보

인제군 자유등반의 메카, 옥녀탕암장
옥녀탕휴게소 앞 도로 건너편에 높이 약 50m, 너비 약 80m의 수직벽이 바로 옥녀탕암장이다. 이 암장은 접근이 매우 용이한데다 바로 앞에 대형 주차장이 있어 주차 걱정할 필요가 없고, 식수를 구하기 쉬운 이점이 있다.
이곳에 등반 루트를 낸 이들은 내설악구조대의 정준교씨(44세)와 전삼식씨(52세). 이들은 1999년부터 개척을 시작해 2000년 6월 25일 개척 보고회를 가졌다. 총 11개의 루트가 있는 이 암장의 난이도는 5.9에서 5.12b급까지 다양해 중급자들이 등반하기에 적당하다.
이 암장의 루트 이름은 모두 한국 야생화의 이름을 지니고 있다. 주차장에서 암장을 바라볼 때 왼쪽 벽부터 매표소 방향으로 병아리난초(5.9 10m) 범꼬리(5.10a 10m) 금강(5.10c 10m) 초롱(5.10c 11m) 마타리(5.12b 18m) 솜다리(5.10a 18m) 주목(5.10b 18m) 백리향(5.11a 20m) 진교(5.10b 20m) 도둑놈의 지팡이(5.11a 15m) 산꿩의 다리(5.10d 30m)가 있다. 등반에 필요한 장비로는 자일 1동과 퀵드로 10개 정도면 된다. 등반이 끝나는 지점에 고정 확보물을 설치하여 등반의 편의성을 도모했다. 선등자 확보는 암장 바로 앞의 화단에서 보면 되는데 화단 폭이 좁으니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요한다.

몽유도원도 길잡이

꿈길 같은 설악의 속살을 엿본다
최고 난이도 5.7급… 총 8피치 500m 암릉
안산(1,430.4m)에서 대승령으로 약 750m 가면 1,396m봉이 나온다. 이 평평한 봉우리에서 정남향으로 내려오다 두 번째 1,060m봉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남서쪽으로 빠지는 능선이 한계고성릉이다. 몽유도원도는 같은 1,060m봉에서 빠져 나온 줄기가 남동쪽으로 갔다가 남쪽 부근에서 암릉을 형성한다.
몽유도원도의 총 등반 길이는 약 500m이며, 슬랩과 크랙이 주를 이룬다.
이 리지의 난이도는 5.2∼5.7급으로, 초급자 루트다. 하지만 중급 클라이머와 함께 해야 안전하고 즐거운 등반을 할 수 있다.
이 루트는 3인 1조로 등반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등반 시간은 5∼6시간이 걸린다. 등반장비는 자일 60m 1동이 있으면 3인이 등반 가능하다. 프렌드 1조, 퀵드로는 6∼7개가 필요한데 그중 3∼4개는 긴 것이 있으면 좋고, 긴 슬링 4∼5개를 준비하면 된다.
석황사골은 몽유도원도로 가는 산행 기점으로, 옥녀탕휴게소와 장수대 사이에 있는 하늘벽 부근의 설악산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설치한 ‘출입금지’ 표지판이 그 초입이다. 표지판을 지나 완만한 산길을 따르면 평탄한 산죽밭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석황사터로 가려면 오른쪽 길을 택하고 몽유도원도로 바로 가려면 직진하면 된다. 이 길들은 리지 초입 가기 직전에 다시 만난다.
석황사터로 갔을 경우 리지 초입까지는 약 5분 걸리는데 물을 두 번 건너야 한다. 이후 산길을 따르다가 길 왼쪽의 붉은 표지기가 보이는 좁은 샛길로 3∼40m 가면 다시 붉은 표지기가 나온다. 이 표지기 바로 위쪽으로 바위지대가 보이는데 이곳이 몽유도원도 초입이다. 관리공단 표지판에서 리지 초입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0분.
리지 초입에서 오른쪽 바위 사면을 올라 잡목 사이로 난 길을 따르면 1피치 시작 지점이 나온다. 여기에서 등반 준비를 한 다음 홀드가 양호한 사면의 볼트에 퀵드로를 통과한 후, 올라서면 왼쪽에 확보용 소나무가 있다.
2피치는 홀드와 발디딤이 양호한 약 10m의 슬랩으로, 양옆 모두 절벽이다. 슬랩 바로 위, 오른쪽에 있는 소나무에 확보한다.
이후 1봉 정상의 쌍볼트에서 약 20m 하강한다. 3피치는 양호한 슬랩상의 볼트를 지나 확보용 볼트에 설치된 퀵링크에 자일을 걸고 나사를 잠근 다음, 왼쪽으로 약 3m 트래버스하여 내려서면 된다. 이곳에 설치된 퀵링크는 등반자의 안전을 위한 것이므로 절대 회수해서는 안 된다.
4피치는 출발지점의 크랙에 프렌드 한 개를 설치한 후 바위를 안고 일어선다. 그 후 크랙에 설치된 세 개의 하켄을 지나 촉스톤처럼 걸린 바위를 잡고 올라 소나무에 확보하면 된다. 5피치는 직벽 크랙상의 하켄과 향나무를 지나 계단식 바위를 딛고 오른 뒤 소나무에 확보한다.
이후 쌍볼트가 설치된 두 번째 하강지점에서 약 20미터 하강한다. 7봉 앞에 도착하면 표지기가 보이는 왼쪽으로 가서 붉은 벽에 박힌 하켄이 6피치 출발지점이다. 고도감이 있는 왼쪽 계단식 바위에 박힌 두 개의 하켄을 지나 약간 경사진 바위를 오르면 나무와 하켄에 연결된 확보지점이 나온다.
계단식의 짧은 오버행 구간으로 구성된 7피치는 생각보다 쉽게 등반이 가능하다. 먼저 세번째 오버행 밑을 오른쪽으로 넘어서기 전 좁은 크랙에 작은 사이즈의 프렌드를 건다. 그 다음 오른발을 바깥 쪽 바위 면에 딛어 무게 중심을 옮긴 후, 오른손을 뻗으면 양호한 홀드가 잡힌다.
그 뒤 오버행 밑 크랙에 박힌 하켄에 퀵드로를 길게 건 후, 오른손으로 크랙을 잡고 왼손을 쭉 뻗어 바위 턱을 잡으면 쉽게 오를 수 있다. 오버행을 넘으면 걸어가는 구간으로 확보용 나무가 있는 전망대에서 마무리하면 된다.
7피치에서 왼쪽으로 조금 돌아간 후, 큰 소나무 위쪽의 짧은 크랙을 넘어서면 실질적으로 8피치 등반이 종료된다.
이곳 또한 전망이 좋은 곳이며, 여기에서 서쪽의 붉은 봉으로 잠시 갔다 올 수 있다. 등반 장비를 배낭에 넣고 잔잔한 암릉길을 따르다가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1,060m봉에서 내려온 좁은 안부와 만나게 된다. 여기에서 붉은 표지기가 두 개 달려있는 오른쪽 급경사 길로 하산하면 된다. 하산 도중 두번째 고정 보조자일을 잡고 내려서 아주 좁은 길을 따르다가 오른쪽 나뭇가지에 매달린 두 개의 붉은 표지기가 있는 곳에서 90도 꺾어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이후 표지기를 따르면 석황사골에 닿게 된다.
참고로 탈출은 첫 번째, 두번째 하강지점에서 가능하다. 첫번째 하강지점에서 벽을 오른쪽으로 끼고 돌면 리지 초입이 나온다. 두번째 하강지점에서 탈출할 경우 왼쪽의 큰 소나무에 슬링을 설치하고 자일 한 동을 걸고 하강한다. 이후 경사가 약한 바위 사면을 주의를 기울이며 오른쪽으로 붙어 내려가면 좁은 골짜기가 나온다. 이 골짜기를 따라 계속 내려가면 제2 장수교 못 미친 지점에 닿게 된다.

숙식
● 야영은 석황사터나 그 위에 있는 야영장을 이용할 수 있으나 관리공단에서 금지하고 있으므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서울에서 늦게 출발했을 경우 옥녀탕매표소 옆에 있는 대형 주차장에서 야영한 다음, 아침 일찍 철수하면 된다.
옥녀탕휴게소(033-463-9301∼3)에서는 산악인에 한해 숙박 예약 받는다. 30∼40명이 머물 수 있는 이곳의 1인당 숙박료는 6천원. 이밖에 옥녀탕휴게소 아래에 있는 쇠리의 솔밭집민박(033-463-3383) 장수대민박(033-463-3775) 등 20여 곳 있다. 보통 4인1실에 3만원선.
교통
● 동서울종합터미널(02-453-2855)에서 06:30부터18:05분까지 1일 13회 운행하는 양양 경유 속초행 직행버스 타고 장수대에서 하차한다. 요금은 13,400원. 장수대에서 원통 방향으로 5∼10분쯤 걸어내려가면 44번 도로 왼쪽으로 거대한 오버행을 이룬 하늘벽이 나오고, 오른쪽에 설악산관리공단에서 설치한 하얀 ‘출입금지’ 표지판이 석황사골 초입이다.
자동차를 가져갈 경우 한계삼거리 검문소에서 양양으로 우회전한다.
옥녀탕휴게소를 지나 5분쯤 달려 제2장수교 건너기 전, 차 한 대가 임시 주차할 수 있는 갓길이 있다. 여기서 사람들을 내려주고 장수대에 주차시킨 다음, 5∼10분 걸어 내려가면 된다. 만약 주차시킬 공간이 없다면 옥녀탕휴게소까지 내려가 매표소 옆 대형 주차장에 주차시킨다. 주차료는 무료. 주차장에서 석황사골 입구까지는 걸어서 15∼20분 걸린다.